경찰, 황당한 과속차량 이동단속…"보행자는 어디로"
28일 오후 2시께 광주서부경찰이 광주 서구 서창교차로에서 광주시청 방향 천변좌하로 700m지점에서 보행자가 다니는 길목을 차량으로 막아선 채 이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단속 경찰의 모습이 불과 20~30m 전방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없다.
"보행자 드문 곳에서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한다.’는 과속차량 단속"
"경찰차량 보행자 길목 가로 막아 선 채 단속 중…보행자 안전 무시"
[아시아경제 문승용 기자] 경찰이 ‘보행자 안전사고를 위해 실시한다.’는 과속차량 이동단속이 되레 보행자를 차도로 내몬 황당한 단속을 하고 있어 말썽이다.
28일 광주 서구 서창교차로에서 광주시청 방향 천변좌하로 700m지점. 이날 오후 2시께 광주서부경찰서 소속 C경장은 보행자가 다니는 길목을 차량으로 막아선 채 이동단속을 실시하고 있었다.
20~30m 전방에서도 단속이라고 인식할 수 없는 상황. 경찰이 단속하고 있는 바로 옆을 유심히 지켜봐야 이동단속을 알 수 있을 만큼 가드레일과 나무, 가로등에 가려져 단속 중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었다.
함정 단속이라고 제보한 시민의 볼멘소리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단속 현장.
이곳에서 과속 단속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 경찰은 ‘보행자 안전사고를 위해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자신이 몰고 온 승합차량을 버젓이 보행자의 보도를 가로 막아선 채 단속 중이었다. 그러면서 “차도에 차를 세울 수는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 이어졌다.
보행자 안전사고를 위한다면서도 차량으로 보도를 막아선 것은 보행자를 도로로 내몬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지방(경찰)청에서 판독이 어려우면 초점을 맞춰라고 전화온다”며 “촛점을 맞추기 위해서 잠시 차량을 세운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보행자 거의 없는 한적한 곳에서 과속차량에 대한 이동단속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해명대로라면 보행자가 많거나 보행자 사고가 빈번한 지역이라면 따지지도 물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광주서부경찰서 C경정은 “우리가 과속을 하라고 유도한 것도 아니고 그런 것도 아니잖느냐? 저희들이 위반하라고 유도하면서 단속을 하는 것도 아닌데 함정 단속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정식 같은 경우에는 몇 미터 전방에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면서 “이동식 같은 경우에는 ‘몇 미터 전방에 단속 중이다.’ 이런 게 없고 언제 어디든지 움직이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동식 단속인 것”이라고 함정 단속에 대해 부인했다.
시민 L(53·서구 주월동)씨는 “경찰의 단속은 교통안전을 위한 것은 분명하지만 함정단속이라는 오해를 받을 만큼 몸을 숨겨 단속하는 것은 시민의 불만을 살 수 있다”면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단속의 정의를 세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L씨는 또 “서구 천변좌하로 구간은 시속 60km로 규정 속도가 정해졌지만 교통소통이 원활해 이를 지키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면서 “신호가 많은 도심지역이 아닌 외곽도로의 경우 현실에 맞게 규정 속도를 정해 단속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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