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새X" "박정희 대통령님 살아 있었으면 다 총살" 격앙 반응…태극기로 위협도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민영 기자, 정준영 기자]“대한민국이 무너졌다”, “다 쏴 죽여.”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선고공판 결과가 ‘징역 5년’으로 나오자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를 비롯한 친박단체들이 선고 결과를 수긍할 수 없다며 소리쳤고, 지나는 시민들을 태극기로 위협했다.
3시 5분께 ‘72억원 뇌물 인정’ 소식이 전해지자 한 40대 여성이 “판사 새X를 죽여 버려야 하는데”라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됐다는 속보 직후 마이크를 잡은 한 노인은 “새마을운동 때 잘 살게 만들어놨는데 왜 지금 박근혜 대통령님이 감옥에 있느냐”며 “박정희 대통령님 살아있었으면 다 총살이야. 다 쏴 죽여”라며 흐느꼈다.
그러나 곧 구호소리는 잦아들었고, 친박단체 회원들이 속속 자리를 떴다. “좌절하지 말고 2심에서 싸우자”고 한 남성이 외쳤다.
일부 친박단체 회원들은 법원을 나서는 남성을 ‘배석 판사’로 오해해 둘러싸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친박단체 회원이 한 남성을 향해 “저 사람이 배석 판사야”라고 외치자 태극기 든 시민들이 달려들어 태극기 봉으로 위협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해당 남성은 배석 판사가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와 자리를 떴다.
진보·노동단체는 유죄 인정에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무노조경영 폐지하고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며 “반도체 만들다 돌아가신 노동자가 79명이다. 백혈병 앓고 있는 가족들에게 진실 된 사과와 투명하고 공정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강문대 민변 사무총장도 기자회견 발언에 나서 “형량이 5년밖에 안 돼 선고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강력한 유감이고, 항소심에선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징역 4년,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차장(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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