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기업의 금전적 로비 활동을 사전에 금지시키는 현행 제도에 대한 수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어차피 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 아예 합법화시켜 공시를 하도록 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선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사전적으로 기업의 로비 활동을 금지시키는 우리나라의 현행 법·제도가 반드시 옳다고만 할 수 없다”면서 “기업의 로비 활동이 일정부분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규제하면 음성적인 로비 활동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이 등이 참여해 만든 비영리 기관이다. 김 연구원은 개인 견해임을 전제로 로비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기업의 정치자금 지출을 허용하고 있으며 관련 내용은 공시하도록 돼 있다고 한다. 캐나다는 연방법으로 금지하지만 일부 주에서는 허용한다.

그는 “미국의 경우 기업의 금전적 로비 활동을 허용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하는 환경이기에 주주들이 이에 대한 공시 정책 강화를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면서 “기업 스스로 뇌물수수와 반부패 관련 정책을 공시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의 정치자금 지출 공시 및 감독 요구 관련 주주제안 발의는 2012년 128건에서 2014년 137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의 담배업체 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BAT)와 유통업체 테스코(TESCO)는 정치자금 지출 금액과 관련 정책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애플이나 코카콜라도 뇌물 및 반부채 관련 정책을 공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 모두 기업의 뇌물수수 행위에 대한 규제는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장사의 자회사가 해외에 있더라도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제3자를 통해 제공하면 해외부패방지법 적용을 받는다.


한국은 기업의 금전적 로비 제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2004년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법인의 정치자금 기부가 금지됐으며, 지난해 9월부터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도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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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자에 대한 규제는 있지만 기업이 뇌물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한 직접 규제는 없다”면서 “기업의 금전적 로비 활동을 직접 규제하기보다는 공직자윤리법, 공익신고자보호법, 김영란법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의 로비 활동 이슈는 법·제도 뿐 아니라 한 나라의 정체와 비즈니스 관행을 포함한 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이 고려돼야 하므로 해외 국가의 법·제도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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