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계란서 40년 전 국내 사용 금지된 농약 검출
반감기 최대 24년…암 증세 유발할 수도

[살충제 계란 파동]'맹독성' DDT까지 나왔다…못 믿을 '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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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살충제 성분 조사에서 농약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이 추가 검출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들이 또 다시 혼란에 빠졌다. DDT는 약 40년 전 국내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농약으로 반감기가 최대 24년에 달한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683개 친환경 인증 농장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수조사 결과, 경북 지역 친환경 농장 2곳의 계란에서 DDT가 검출됐다.

레이첼 카슨이 자신의 저서 '침묵의 봄'에서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언급하기도 했던 DDT는 과거 국내에서도 살충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된 바 있으나, 1979년 시판이 금지됐다. DDT는 인체에 흡수될 시 암 등의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는 지난 15~17일 전수조사를 하면서 친환경 농장에 대해 320종의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했다.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면 이 중 하나도 검출돼선 안 된다.

DDT가 검출된 2개 농가는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친환경 농장 인증 기준미달 68곳에 포함됐다. 이들은 DDT가 검출됐지만, 허용 기준치 이하여서 친환경 인증은 취소하되 적합 농가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용해서는 안 되는 농약을 사용한 농가에도 검출된 양이 기준치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친환경 인증을 내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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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의 농가 전수조사 과정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을 생산한 농가는 49곳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 중 친환경 인증 농가가 31곳에 달했다.


축산물에 '친환경'이라는 말을 넣으려면 농약을 쓰면 안 된다. 농식품부가 마련한 '친환경 농축산물 및 유기식품 등의 인증에 관한 세부 실시 요령 개정안'에 따르면 "유기합성농약 또는 유기합성농약 성분이 함유된 것을 축사나 주변에 사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친환경 중에선 사료를 어떤 것으로 쓰느냐에 따라 유기농, 유기축산물 마크를 다는 유기축산 계란과 무항생제 마크를 다는 무항생제 계란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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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농장주들이 친환경을 고집하는 배경은 두 가지로 지목된다. 일반란 대비 30~40% 가량 소매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계란 한 개당 적게는 1원(무항생제)~많게는 10원(유기)씩 정부 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만 친환경 계란에 22억8200만원을 쏟아부었다. 소·돼지·닭을 포함한 친환경 축산 전체 예산은 172억5700만원이었다.


친환경 인증은 농식품부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관리원)에서 맡지만, 그간 민간인증기관에 하청을 맡겨왔다. 지난 1월부터는 법이 개정돼 관리원은 만간에 인증을 맡기고, 연간 2회 관리감독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증기관의 경우 친환경 인증을 많이 해 줄수록 수익이 많이 나는 구조. 때문에 인증 발급을 그간 남발해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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