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재용 재판' 증인 불출석…막바지 '난항'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은 다음달 7일 결심을 앞두고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거부하거나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7일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을 열고 최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늘 오전 10시 증인과 오후 2시 증인 모두 소환이 안 된 상태여서 진행될 사항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판은 시작 17분만에 종료됐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15일∼17일 19차례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기간은 두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례로 비공개 독대를 진행한 날이다.
이에 특검은 당시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나온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 변호인단 측은 이 부회장과 최 회장이 평소에도 친분이 있으며, 당시 통화도 경영자로서의 일상적인 대화 목적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비선실세' 최순실씨도 "특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의혹에 적극 해명하기보다는 "질문이 적절하지 않다"거나 "대답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앞서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박 전 대통령 역시 두 차례 불출석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며 출석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더 이상 증인 신문을 미룰 수 없다"며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마저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기 힘들다고 밝혔지만, 이 부회장 재판에 불출석한 다음날 오전 곧바로 자신의 재판에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나오면서 '재판 전략상 고의로 증인출석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핵심 증인들이 증언을 피하면서 재판부의 심리 진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1심 구속기한이 다음달 27일 끝나는 것을 고려해 다음달 7일 결심 공판을 열고 심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비공개 독대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핵심 관계자 역시 증언을 회피하면서 재판부는 정황 증거 등을 통해서 유·무죄를 가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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