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마음을 건다 外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마음을 건다=정홍수 평론가(54)가 ‘마음을 건다’ 제목으로 첫 번째 산문집을 냈다. 저자는 간곡한 마음으로 “감히 그 말을 제목 삼아 책을 묶었다”고 한다. 입장이나 주장을 적기보다 세상에 대한 생각을 뭉뚱그려 소위 ‘문학적으로’ 담담히 적었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써온 짤막한 글들로 꾸몄다. 보고 듣고 읽고 만난 세상의 좋은 작품들로부터 희미하게 감지되는 마음의 흐름을 포착했다. 여기에 문학과 관련된 글들과 그가 사랑하는 영화 그리고 그만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상의 풍경을 더했다.
정홍수는 “내게는 아직 좋은 영화를 찾아서 보고 싶고, 좋은 문학작품을 찾아서 읽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한다. 좋은 텍스트는 “언제든 무언가를 물어볼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세월로부터 세상을 버텨나갈 말과 걸음”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마음을 건다’는 것은 “순수한 상태를 찾는 일”이다. 평론가 정홍수가 마음을 걸어온 궤적을 따라 가다보면 그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정홍수는 1996년 평론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에 등단한 이후 한결같은 애정으로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었다. 2016년 평론집 ‘흔들리는 사이 언뜻 보이는 푸른빛’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홍수 지음/창비/1만4000원>
◆문유 1, 2=2043년 인류는 소행성 ‘파이’가 지구와 충돌할 것을 7년 먼저 예측하고 ‘달 방패’라는 요격 작전을 세운다. 명문대 동물학 박사인 문유는 작전을 실행할 엘리트 100명과 함께 달 기지로 떠난다. 6년 10개월 뒤 소행성을 파괴하는 운명의 날, 문유는 혼자 지구로 귀환하지 못하고 유일한 지구인이 된다. 11분의1 확률로 계획이 실패하는 바람에 지구가 멸망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구 멸망과 단독 생존이라는 큰 상실감으로 자살까지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무엇이든 일이 잘 풀리는 예측 밖의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 한 번 생의 욕구가 돋아난다.
‘문유’는 ‘마음의 소리’로 10년 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작가 조석(34)의 신작이다.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인류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여기에 특유의 개그 코드까지 섞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지독히 외롭지만 밝게 지내야 하는 상황 등 주인공 문유의 감정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연민과 함께 깊은 위안을 느낄 수 있다. <조석 지음/위즈덤하우스/각 권 1만3000원>
◆엄마라서=우리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이 바빠 제일 먼저 엄마를 미뤄왔다. 잔소리가 싫어 그저 눈 닫고 귀 닫고 여태 지내왔던 것은 아닐까? 엄마를 잊은 당신에게 건네는 일러스트레이터 이민혜 작가(32)의 첫 그림 에세이가 출간됐다. 오직 엄마만을 위한 예순한 편의 글과 그림을 쓰고 그렸다. 한때는 원더우먼이었지만, 지금은 걱정 많고 허점 많은 한 엄마의 일상을 딸의 시선으로 그렸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엄마 이야기를 실었다. 엄마는 한 달에 한 번 남대문시장에 가 수세미, 냄비, 수면양말, 황토색 팬티 따위를 사 딸에게 건네는가하면 타고난 음치임에도 어릴 적 꿈을 위해 합창단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실직한 아빠에게 밥 때마다 눈치를 주기도 한다. 그저 사는 데 급급했던 우리에게 여전히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민혜 지음/한겨레출판/1만3000원>
◆대세 세계사2=세계 역사를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기존에 흔히 볼 수 있듯이 누가 왕조를 세우고, 언제 전성기를 누리고 멸망했나를 순서대로 보는 방법 또 누가 어떠한 업적을 세웠는지 인물 중심으로 살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단편적이다. 지난 2월 출간된 1권(인류탄생~13세기)에 이어 14세기부터 21세기까지 다룬 2권이 나왔다. 동반구를 휩쓴 흑사병의 창궐부터 대항해시대와 세계무역망의 형성, 근대 사회의 개막과 제국주의 팽창, 두 번의 세계대전 등 격변하던 시대를 관통한다.
단조롭고 획일적인 역사를 보는 방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화로 풀고 세기로 엮었다. 대화식 서술이 가장 눈에 띤다. 경제, 과학, 환경을 다루는 김경제, 군사와 정치를 논하는 이정치, 예술, 종교, 생활상을 전하는 박문화와 이들 대화를 이끌며 정리하는 사회자 네 명으로 구성됐다. 또한 100년 단위로 구분해 당시 각 대륙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횡단하며 살펴보는 세기별 구성도 이채롭다. 유럽과 중국사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 구석구석을 동등하게 다뤄 균형을 잡았다. 저자는 주요 역사적 사건을 인류의 삶이라는 거대한 서사 안에서 입체 영화처럼 다각도로 바라본다. <김용남 지음/로고폴리스/2만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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