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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도전장, 셀트리온 가격인하로 맞불 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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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고형광 기자]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두고 삼성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 셀트리온 이 삼성의 저가공세에 맞불 가격인하로 응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가격인하는 경쟁자의 추격을 가볍게 따돌리는 쉬운 전략이지만, 시장규모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는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셀트리온은 26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 미국 출시 발표와 관련해 "가격 측면은 시장상황에 따라 대응할 준비가 이미 충분히 돼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의약품의 경우 가격보다는 처방 데이터 축적으로 인한 의료계의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제 막 시장에 들어온 렌플렉시스보다 자사의 인플렉트라를 의료진이 더 신뢰하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셀트리온이 견지해온 기존 논리를 스스로 뒤집는 것이다. 처방이나 임상시험 데이터가 많다는 점에선 오리지널인 존슨앤존슨의 레미케이드를 따라갈 제품은 없다. 셀트리온은 사업초기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성공을 예견하며 "같은 효능이면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해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사업파트너인 미국 머크사를 통해 렌플렉시스의 가격을 오리지널 대비 35% 저렴하게 내놓은 것은 시장의 예측을 넘어선 수준이다. 셀트리온은 파트너 화이자를 통해 인플렉트라를 레미케이드보다 15% 싸게 팔고 있다. 삼성 측이 가격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고 해석된다.

삼성의 파격 가격공세는 유럽에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유럽시장에서 셀트리온에게 완패했는데, 출시 시기가 3년 늦어 선점효과를 놓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두 회사의 제품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패착을 삼성이 감안했다는 관측도 설득력 있다.
선점효과 측면만 봐도 셀트리온이 유럽에서처럼 완승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유럽에서는 3년이라는 '의미 있는' 시간차가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불과 7개월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출시가 늦어서 첫 실적이 미미하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퍼스트무버 제품(셀트리온)과 출시 간격을 많이 줄였고 가격 경쟁력도 높여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리지널이 독점하던 시장에 카피약이 등장한 후 가격경쟁이 불 붙는 건 정상적이다. 존슨앤존슨 역시 오리지널 제품으로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가격인하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더욱이 삼성과 셀트리온 외에 같은 시장에 진입하려는 바이오시밀러 후보 제품만 10여개에 이른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한 노르웨이의 경우 오리지널보다 70%나 저렴한 제품까지 나온 상태다. 셀트리온은 이런 부분과 함께 또 다른 후발주자의 가격정책,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장 잠식 속도 등을 감안해 인플렉트라의 가격인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가격경쟁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두 한국 바이오기업의 미래까지 불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일단 셀트리온 입장에선 삼성의 추격이 가시화될 때까지 오리지널보다 15%밖에 싸지 않다는 '높은 이익률'을 충분히 즐기면 된다. 인플렉트라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18%나 상승한 2135만달러를 기록했다. 레미케이드는 같은 기간 매출의 14%를 잃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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