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방향 설명할 듯…재계 '당근' 기대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 기업인들과 만남을 준비하며 '호프 타임'이라는 파격적인 형식을 주문한 건 재계와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경제 철학을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에 힘써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초대기업·고소득자 증세 등 '분배'에 방점을 찍은 문 대통령이 어떤 주문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공유하고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을 잘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27~28일 나눠 '우열반'이 될 것이란 얘기가 돌자 재계순위 홀·짝으로 조를 편성하며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가 기업을 압박하는 듯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소득 증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 문제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는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재계가 우려하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 개혁도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가 중견기업인 오뚜기를 포함시킨 것도 이 같은 방침을 우회적으로 전달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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