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환자, 뇌졸중·심근경색 위험 1.6배 높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대상포진 환자는 대상포진이 없는 사람보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의 심뇌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이 최대 1.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팀은 2003~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대상포진 환자 2만3233명과 대상포진이 없었던 같은 수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심혈관 질환, 뇌졸중,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 기간에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환자가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도는 대상포진이 없는 경우보다 1.41배 높았다. 같은 조건에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도는 각각 1.35배, 1.59배까지 증가했다. 특히 40세 이하 대상포진 환자의 뇌졸중 발병 위험도는 대상포진 병력이 없는 대조군 대비 3.74배나 치솟았다.
대상포진과 심뇌혈관 질환의 상관성은 대상포진 발병 첫해에 가장 두드러졌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대상포진은 심뇌혈관 질환 외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협심증, 말초혈관 질환, 류머티즘, 악성 종양과도 관련성이 컸다.
연구팀은 이 같은 상관성이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신경을 직접 침범하고 면역체계 이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김 교수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원래 신경세포를 좋아하기 때문에 신경을 침범하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혈전을 잘 유발하는 방향으로 면역체계를 바꾸기도 한다"며 "바이러스 자체의 이런 성질 때문에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의 질환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전 인구의 20% 이상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2~10세 때 수두를 일으키는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붉은 물집들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띠 모양으로 나타나며 그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대상'(帶狀)이라는 질환명도 이런 띠 모양에서 유래됐다. 대상포진과 이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현재로서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최선이다.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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