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銀 ELS 투자자들, '집단소송' 승소 첫 확정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도이치은행 주가연계증권(ELS)을 샀다가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도이치은행을 상대로 낸 집단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국내에 '증권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된 지 12년 만에 나온 첫 본안 확정판결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도이치은행의 소송대리인은 이날 이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10부(윤성근 부장판사)에 항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해당 사건은 1심의 원고 승소 판결에 불복한 도이치은행 측이 항소했던 사안이기 때문에 항소 취하서를 냄과 동시에 판결은 그대로 확정 효력을 갖게 됐다.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2007년 8월31일 발행한 '한국투자증권 부자아빠 ELS 289호'(한투289 ELS)를 매수했다가 만기일에 약 25%의 손실을 본 투자자 464명이 모두 배상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집단소송이 아닌 일반 소송을 제기했던 18명과 소송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12명은 제외됐다.
도이치은행은 1심 판결 직후 원리금 약 120억원을 지급해 법원이 이를 보관하고 있다. 승소한 464명에게는 이 금액이 분배될 것으로 보인다.
집단소송은 여러 명이 한꺼번에 제기하는 공동소송과 달리 대표당사자가 승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 전원이 배상을 받는 제도다. 증권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도입됐다.
한편 지난 2007년 8월 당시 투자자 김모씨 등은 삼성전자와 KB금융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한투289 ELS에 투자했다. 이 상품은 2년 후 만기상환 시 기초자산의 평가가격이 최초 기준 가격의 75%를 넘을 경우 28.6%의 수익률을 보장받고, 한 종목이라도 75% 미만이면 원금이 손실되는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해야 하는 위험을 헤지(회피)하기 위해 도이치은행과 이 ELS와 같은 구조의 '주식연계 달러화 스와프계약'을 맺었다. 당시 총 198억여원어치가 팔렸다.
만기일인 2009년 8월 26일 삼성전자 주가는 최초 기준 가격의 75%를 훨씬 웃돌았지만, KB금융 주가는 75%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었다. 장 마감 직전 KB금융 주가는 5만4800원으로 상환 기준 가격인 5만4740원보다 약간 높았다.
하지만 마지막 10분 동안 주가가 100원 떨어져 결국 김씨 등은 원금의 74.9%만 돌려받았다. 이에 김씨 등은 "도이치은행이 마지막 10분간 KB금융 주식 12만8000주를 집중 매도해 주가가 내려갔다"며 지난 2012년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지난 1월 "도이치은행이 주식을 매도한 것은 시세를 조종할 목적으로 인위적인 조작을 가한 것"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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