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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집단소송 도입 11년만에 첫 본격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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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C 상대 ELS투자자 집단소송···이기면 피해자 전원구제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캐나다 최대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위험회피(헤지) 거래로 손실을 본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증권집단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증권집단소송이 최종 허가돼 실제로 절차가 진행되는 건 제도 도입 11년 만에 처음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양모(61)씨 등 ELS 투자자들이 RBC를 상대로 낸 증권집단소송 허가신청 사건 재항고심에서 소송을 허가한 원심 결정을 최근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이은희)가 재판을 맡게 됐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2005년 1월 도입됐다. 거래과정에서 50명 이상의 피해자(지분율 합계 0.01% 이상)가 발생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은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그 결과가 피해자 전체에 미치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국내 증권관련 집단소송 허가 여부에 대한 첫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2008년 양씨 등 투자자 437명에게 68억원 어치 ‘한화스마트 10호 ELS’를 판매했다. 기초자산인 SK 보통주의 주가가 만기기준일인 2009년 4월 22일에 최초 기준가격의 75%(11만9625원) 이상이면 22%의 투자수익을 얻고, 그 이하면 투자원금의 25%를 손해 보는 조건이었다.

만기기준일 장 마감 10분 전까지 12만4000원 수준이던 SK 보통주 주가는 상환금 지급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한화증권이 헤지계약을 맺었던 RBC가 보유 SK 주식을 대량매도하며 11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수익을 얹어 83억원을 돌려받기 직전까지 갔던 투자자들은 결국 원금의 25%를 손해 본 51억여원만 돌려받았다. RBC 측의 고의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 금융감독원은 ‘수익률 조작 의혹이 있다’고 인정했다.
양씨 등 투자자들은 RBC와 한화증권을 상대로 법원에 증권집단소송 허가를 신청했다. 증권집단소송은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 법원이 허가해야 절차가 진행된다. 법원은 피해자 규모 및 지분율, 투자자들의 권리·이익 보호를 위한 수단적 적합성 등 소송요건이 갖춰졌는지 확인하고 쌍방을 모두 불러 심문한 뒤 허가 여부를 정한다. 필요하면 직권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자료를 넘겨받는 등 조사도 가능하다.

이번 집단 소송이 허가되기까지는 5번의 재판이 진행됐다. 1심은 "시세조종 후에 투자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투자 후에 시세조종행위가 발생했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하다"며 집단소송을 불허했다. 투자자들은 곧바로 RBC만을 상대로 항고했지만, 2심인 서울고법도 불허 결정을 내렸다. 설상가상 항고대상에서 빠진 한화증권에 대한 집단소송은 그대로 불허가가 확정돼 버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투자가 이뤄진 뒤 조건 성취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했다면 부정한 행위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허가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11월 파기환송심에서 집단소송을 허가했고 RBC의 재항고를 대법원이 기각해 소송 개시가 확정됐다.

한편 앞서 진성티이씨를 상대로 한 증권집단소송이 허가된 적이 있지만 당사자들이 화해해 실제 재판 절차 진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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