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정상회의 2년 연속 무산되나…3국 현안이 발목
과거사문제, 사드배치 놓고 3국 이해 엇갈려
7월말 무산, 연내 개최에 총력기울일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중일 정상회의가 2년 연속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얽히고 설킨 3국간 현안이 외교 공동대응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일본언론은 29일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다음달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기로 했지만 중국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만약 연내 개최가 무산된다면 지난 2015년 11월 서울 개최 이후 2년 연속 열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일본언론 보도가 아니더라도 올해 한중일정상회의는 불투명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최근 일본 측이 개최시기를 7월말로 결정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휴가철인데 3국 정상이 만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또 중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다음달 말 개최가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외교부 당국자는 "7월말 개최라는 것 조차 결정된 바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중일정상회의 개최가 쉽지 않은 것은 각국의 핵심이익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위안부 피해자 관련 합의를 재검토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은 합의 준수를 촉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국민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5년 12월 한일위안부합의가 그 이전에 열린 3국정상회의에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한중일정상회의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한중일정상은 그해 11월 서울에서 회의를 연 바 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문제가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를 거부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사드배치를 거론하면서 악화된 한중관계가 하나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참여 무산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 압력을 넣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과거사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중국은 외교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이유도 안고 있다. 올 가을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외교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하반기에는 외교보다는 내치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중일정상회의는 지난해 무산된 바 있다. 일본은 그해 12월 초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당시 우리나라가 탄핵국면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추진이 어려웠다.
하지만 한중일이 정상회의를 2년 연속 무산시키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관측도 있다. 북핵대응 문제가 최대 현안인 만큼 당장 3국이 머리를 맞대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19차 당대회 이후 3국간 정상회의 개최 일정을 다시 잡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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