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정상회담 준비에 ‘올인’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 준비에 ‘올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6일 오전 전직 주미대사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문 대통령이 출국에 앞서 전직 대사들의 경험과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사의를 표명한 홍석현 전 jtb·중앙일보 회장을 비롯해 이홍구, 양성철, 한승주, 이태식, 한덕수, 최영진 전 대사 등 7명이 참석했다. 홍 전 회장은 참여정부 때인 2005년 2월부터 9월까지 주미대사를 지냈다.
문 대통령은 28일 출국하며, 정상회담은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를 위해 백악관 환영 만찬을 연다. 환영 만찬은 국빈방문 또는 그에 준하는 외국정상 방문에 포함되는 필수적 의전절차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 깊은 신뢰와 환대의 뜻을 표시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대상으로 백악관 환영 만찬을 개최하는 것은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에 이어 문 대통령이 두 번째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일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 방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백악관 환영 만찬이 없는 대신 마라라고 리조트에 초대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에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 안건도 한미정상회담과 다음달 7일과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방미 일정과 준비 상황 등에 대해 보고 받고 여러 행사에서 제시할 연설문과 메시지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회담을 앞두고 대형 악재가 터진데다 두 나라 정상 간에 시각차가 있는 의제들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상 회담의 의제는 한미 동맹을 한층 더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안과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위한 공동 방안 등이다.
첨예한 쟁점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공식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회담 현장에서 충분히 거론될 수 있는 사안이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예행 연습’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제인 북한 핵 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내놓은 ‘북핵 동결에 이어 핵 폐기’라는 2단계 접근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사이다.
일단 두 정상은 ‘북핵 완전 폐기’라는 최종 목표에는 공통된 인식을 보이고 있지만 방법론은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문 대통령은 제재와 압박에 대화도 추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으로 북한에 대해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미국 정치권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 보다 높아 문 대통령의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해외순방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이유는 본인의 경험 부족과도 관계가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 대통령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약 4년 동안 청와대에 근무했지만 해외순방은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잘 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참여정부 5년 동안 4년 가량 청와대에 있으면서 남북정상회담과 한미 FTA 등 웬만한 국정은 다 했는데 해외순방만큼은 따라가 본 적도 없고 그 계획에 참여해 본 적도 없어 그야말로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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