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 밤새 희고 단정한/ 안미린
미래의 계절에도 여름과 같은 이름이 있을까, 선하고 아름다운 개와 고양이들이 먼저 가진 이름을
새로운 봄과 새로운 곡우(穀雨), 새로운 가을과 새로운 겨울이 갖고
차가운 계절의 미래에서 우리는 철 지난 천사들을 비껴갈 수 있을까, 맑은 세포처럼 긴 이름을 믿고
겨울의 절기마다 물백신을 믿고
천사의 새 얼굴을 외우면 먼 안개를 기억할 수 있을까
밤새 희고 단정한 꽃을 갖고 싶을 때
길을 잃으면 어디든 미래와 비슷해 보여
우리는 우리의 긴 이름을 외우지 못하는 시간, 우리의 얼굴을 전부 외울 수 없는 마음이 어디에서인지도 모른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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