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강한 권력·폐쇄적 운영 추구하는 '日 경영자' 유형
"수익성·경영 가치 모두 중요"…글로벌 롯데 꿈꾸는 신동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젊은시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젊은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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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그룹의 지난 반 세기를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궈왔다면 앞으로의 반세기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새 경영진이 써 내려간다. 그간 롯데 특유의 추진력으로 양적 성장을 이루는 데 집중했지만, 신 회장은 질적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이른바 '뉴롯데'의 시작이다.


신씨 부자의 경영 스타일은 '극과극'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어린 나이에 맨손으로 일본에서 사업을 일구고, 한국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만큼 본인의 경영스타일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편이다. 90세를 넘긴 고령에도 경영권을 놓지 않고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일각에서는 꼼꼼하고 보수적이며, 주위사람을 쉽게 믿지 않은 그를 '일본인 사업자' 유형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소방재난훈련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소방재난훈련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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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차남 신 회장은 전형적인 서구형 경영자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줄곧 지냈고,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수학했고, 노무라증권 영국 런던 지점에서 8년 간 근무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익혔다.

2006년 롯데쇼핑 상장 때의 일화는 이 같은 두 사람의 다른 경영스타일을 명확히 보여준다. 신 회장은 당시 롯데쇼핑 상장을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했지만, 아버지는 "회사를 꼭 팔아야겠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투자자를 공모하는 것을 회사를 파는 것이라고 인식한 셈이다.


최근 수년 간 문제가 된 롯데그룹의 폐쇄적인 경영권 현황, 지분 구조 역시 신 총괄회장이 자처한 부분이 있다. 그는 가족들에게도 구체적인 지분율 등을 정확히 알리지 않고 핵심 정보는 오로지 본인에게만 모이기를 바랐다.

반면 신 회장은 글로벌 경영과 수익성 강화에 대한 의지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신 회장이 2004년 정책본부장을 맡은 이후 롯데는 하이마트,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 중국 타임스 등을 비롯해 지난해 인수한 KT렌탈과 삼성의 화학 계열사까지 국내외에서 30여 건의 크고 작은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재는 세계 20여 개 국에 다양한 사업부문이 진출해 있으며 해외근무인원도 6만 명이 넘는다. 이처럼 해외진출과 M&A를 통한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인해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에 취임할 당시 2004년 23조이던 그룹 매출은 10년 후인 2014년 81조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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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구조조정을 통한 질적 성장도 목표로 삼았다. 월드타워 착공 전 신 총괄회장에게 수익성을 위해서는 높은 고층빌딩 보다는 쌍둥이빌딩 등 다른 형식으로 건물을 올리는 게 어떻겠느냐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해외 사업의 무리한 진출 보다는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롯데그룹의 경영권 비리 수사를 계기로 지배구조 개선작업 등을 통해 투명성을 강조하는 등의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혁신안을 내놨다. 지난해 7월 연기된 호텔롯데 상장을 빠른 시일 내에 재추진하고, 호텔롯데 외에도 우량 계열사들을 차례로 상장해 투명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전환구조 및 방법은 현재 검토 중인 단계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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