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선고
판사 충고 눈길…"대기업 오너일가 더 엄격한 사회적 책무 필요"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1심 선고가 나기까진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만취난동' 혐의로 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씨는 재판장에서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집행유예 판결 후 판사를 향해 90도 인사를 하고 나서야 허리를 폈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돼있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우 부장판사는 8일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면 유죄가 인정되고 사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김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정 들어서는 한화 회장 3남 김동선씨/사진=연합뉴스 제공

▲법정 들어서는 한화 회장 3남 김동선씨/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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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날 오전 10시3분께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서관 525호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색 수의를 입은 그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생년월일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도 기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선고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판결 후에는 판사를 향해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그는 퇴장하면서도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올 1월5일 새벽 4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만취한 채 지배인을 폭행하고 안주를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순찰차 좌석 시트를 찢는 등 난동을 부리며 죄는 더 무거워졌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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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은 김씨에게 "처벌을 받고 자숙하라"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건설 신성장전략 팀장이었던 김씨는 사의를 표명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그는 결심공판에서도 죄를 인정하며 반성했다. 김씨는 "아무리 술을 마셨다 한들 절대 있을 수 없는 행동을 저질렀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열심히 살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1심 선고 후 이종우 부장판사는 김씨에게 따끔한 충고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가지 당부를 드린다"며 "주취 상태에서의 폭행사건의 경우 일반인이라면 구속 또는 벌금형으로 간단히 처벌한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어 "하지만 우리사회는 대기업 오너 일가에게 한층 더 엄격한 사회적 책무를 요구하고 있다"며 "개인적 범행이지만 이런 점을 항상 유념해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재판장에는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가족들은 보이지 않았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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