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인질' 맞불놓은 北-말레이, 단교 치닫나(종합)
말레이, 북한 주민 전체 출국금지하며 대응 수위 높여…"北, 혐오스러운 조치로 국제법 무시"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자국내 상대국 국민에 대한 출국을 금지하면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비난과 제재를 주고 받으며 마찰을 빚어 온 양국의 단교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 및 주요 외신은 말레이 정부가 자국 내 북한 주민들의 출국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말레이는 아마드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를 통해 북한대사관 소속의 외교관들의 출국을 막겠다고 했지만, 나집 라작 총리가 다시 나서 출국금지를 전체로 확대하며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나집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국민을 인질로 잡은 이런 혐오스러운 조치는 국제법과 외교 관행들을 총체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북한 내 말레이시아인들의 안전을 확신할 때까지 말레이시아 내 모든 북한인의 출국을 막으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의 이같은 조치는 북한이 말레이 국민들의 출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후 불과 몇 시간만에 나왔다. 말레이 현지에는 북한대사관 직원 28명과 북한 주민 1000여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말레이 당국은 10일 내각 회의를 열고 관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북한대사관 폐쇄와 북한에 있는 말레이 대사관 철수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자국 내 말레이 국민의 출국을 임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말레이 정부는 자국민 11명이 북한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의례국은 7일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조선(북한) 경내에 있는 말레이시아 공민들의 출국을 임시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을 주조(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조치의 기한에 대해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사건이 공정하게 해결되여 말레이시아에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교관들과 공민들의 안전담보가 완전하게 이루어질 때까지"라고 덧붙였다.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북한과 말레이는 주재 대사들에 나란히 추방 결정을 통보했다. 추방통보를 받은 강철 주 말레이 북한대사는 6일 쿠알라룸푸르를 떠났고, 모하맛 니잔 북한 주재 말레이대사는 지난달 21일 평양을 떠나 귀국했다. 말레이는 최근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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