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해서 받는 돈은 줄어들고, 사업도 잘 안 풀린다. 쥐꼬리만한 이자액마저 줄었다. 오른 건 연금액뿐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가계동향에 나타난 1분위(소득 하위 20%)의 자화상이다. 지난해 1분위 가계의 소득은 144만6963원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1분위 소득이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분위의 소득이 감소한 해는 2005년(-0.7%)과 2016년뿐이다. 심지어 금융위기 때도 1분위의 소득은 미미하게나마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해서 받는 근로소득과 사업·임대를 통한 사업소득, 이자·배당을 통한 재산소득이 한꺼번에 줄었다. 특히 사업소득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재산소득은 3년 연속 감소했다.

증가한 것은 공적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이 포함된 이전소득뿐이다. 이전소득은 2015년 48만3615원에서 지난해 52만7026원으로 9%나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 과장은 "지난해 (연금) 수급권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액 자체도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1분위 가계가 연금에 의존하는 비중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1분위 가계의 전체 소득 중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6.4%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2003년 22%였다가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께 31.2%로 뛰어올랐다. 이후 소폭 하락하며 안정되나 싶었더니 2015년에 다시 31.5%로 상승했고, 지난해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소득 중 이전소득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5.4%, 2분기 37%, 3분기 37.9%, 4분기 38.6%로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1분위 중에서도 자영업자나 무직 등을 포함한 '근로자외 가구'의 경우 이 비중이 더 높다. 이들 가구의 지난해 소득은 95만9057원으로, 이 중 이전소득은 64.3%(61만7561원)에 달했다. 연금이 소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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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많다는 것은 경제에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특히 1분위 가구의 가구주연령은 지난해 61.28세로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은퇴 후 고령층이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자영업자들의 경우 경기둔화로 인해 사업을 통한 벌이가 줄면서 연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기노령연금 수급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조기노령연금은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한 사람이 정해진 수급연령(65세)보다 1~5년 먼저 받는 연금으로, 2010년 21만6000명에서 2015년 48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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