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서바이벌]한국은 좁다…'광개토 신한' 글로벌 영토 확장
신한, 2년새 글로벌 네트워크 '두 배' 확장…비은행 자회사 동반 진출 'One 신한' 전략 가동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최근 10여년간 국내 금융권 압도적 1위를 차지해 온 신한금융지주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글로벌'이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은 '월드 클래스(World Class) 금융그룹'을 그룹 차원의 미래 비전으로 내걸고 관련 역량을 집중시켜 왔다. 신한지주는 지난 3년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두 배 이상 늘렸다. 올해는 '글로벌의 현지화(glocalization)' 전략으로 본격 내실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지주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총 20개국 165개에 달한다. 2년 전인 2014년말(16개국 70개)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2010년 2%대(은행 기준)에 불과했던 글로벌 손익 비중이 2015년 10%대로 성장하는 등 외형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가시화되고 있다.
신한은 이미 약 30년 전부터 해외 시장진출을 추진해 왔다. 다만 '국내에서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본격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것은 최근 3~4년 사이의 일이다.
한 회장은 지난해 9월 창립기념사에서 "양적 성장이 한계에 도달하고,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마저 악화되고 있는 국내에 치중하기보다는 성장성이 높은 해외로 나가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서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기반으로 성장해 온 국내 금융사에게 해외 진출은 쉽지 않은 과제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처럼 기축통화를 사용하는 국가가 아니고서야 글로벌 금융시장에 주력해 진출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그러나 더 이상 저금리 환경의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글로벌 진출이 유일한 '돌파구'가 된 양상이다.
신한은 기존의 글로벌 사업 방향성을 좀 더 구체화해 '아시아 시장 성공기반 구축을 통한 그룹 성장동력 확보'라는 중장기 전략을 새로 수립했다. 2015년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소속 10개국(인도네시아ㆍ태국ㆍ싱가포르ㆍ필리핀 등)의 총 인구가 6억3000만명에 이르는 데다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 이들 국가에 집중해 이른바 '아시아 금융벨트'로 불리는 현지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신한 글로벌 진출의 특징은 타 금융사와 달리 신한은행뿐 아니라 신한카드ㆍ신한금융투자ㆍ신한생명 등 비은행 부문 자회사도 함께 동반 진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지 고객에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급업무의 중복을 줄이는 동시에 현지 인프라 공유를 통한 자원 최적화 등 그룹사간 시너지 확보에 주력한다. 그룹의 '원(One) 신한'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대표적 사례가 신한베트남법인이다. 신한은행은 1993년 국내 은행 최초로 베트남 호치민에 대표 사무소를 설치했다. 이어 2009년 현지법인으로 전환한 뒤 2011년 금융권 최초로 해외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시작했다. 현지고객 비중이 84%에 이르는 데다 연간 약 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대표적 성공 모델로 꼽힌다.
현재 베트남에는 18개 점포를 확보한 은행 법인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베트남, 신한생명 현지 사무소 등이 3개 자회사가 동반 진출해 향후 시너지 확대가 더욱 기대된다. 외에도 미국ㆍ중국ㆍ홍콩ㆍ인도네시아ㆍ카자흐스탄ㆍ미얀마까지 총 7개 국가에서 은행을 비롯해 2개 이상의 자회사가 공동 진출해 있다.
신한은 연초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선(先) 신한'을 제시했다. '리딩뱅크' 입지를 다진 신한의 움직임에는 늘 업계의 주목이 뒤따르기 때문에 선도주자로서의 부담감도 적지 않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최근 몇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해온 만큼 올해는 외형 성장보다는 기 진출국가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데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우수 현지인력 채용과 동시에 현지 영업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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