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에 사민당 출신 대통령…931표 획득해 1차 투표서 당선 확정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독일의 새 대통령에 사회민주당 후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61) 전 외교부 장관이 당선됐다. 슈타인마이어는 구서독을 포함한 전후 독일의 12번째 대통령으로, 내달 18일 임기가 끝나는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후임자로 취임한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치른 대통령 선거에서 931표를 획득한 1차 투표에서 과반(631표)을 넘김에 따라 당선을 확정지었다. 독일 대통령은 연방하원과 16개주(州) 대표가 동일수로 구성된 연방총회의 투표로 선출되며, 이번 선거인단은 630명씩 총 1260명이었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이날 투표가 열린 베를린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수락연설을 통해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면서 "용감해집시다"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을 향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독일)를 잘 이끌어 나가리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오늘은 독일에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2005년 슈뢰더의 사민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에 패한 뒤 출범한 메르켈 1기 대연정 때 외교장관을 지냈으며, 2009년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왔지만 메르켈 후보에게 졌다. 이후 사민당 원내대표를 하다 메르켈 3기 대연정 때 다시 외교장관으로 발탁돼 최근까지 재임했다.
슈타인마이어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내왔다. 미 대선 때 트럼프 당시 후보를 향해 "증오 설교자"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트럼프의 우파 포퓰리즘을 "독"이라고 깎아내렸다. 슈타인마이어는 러시아 푸틴 정부에는 상대적으로 덜 적대적이며 미국 중심의 이른바 '대서양 동맹'보다는 동유럽과의 균형적 관계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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