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뒤흔들 정치이벤트-국내]탄핵정국과 조기대선…정의론 앞에 선 재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경제보다 정의다"
박영수 특검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한 이 말은 비록 구속영장이 기각됐어도 재계의 심신을 휘감고 있는 단어다. 지난해 3분기 '최순실게이트'로 시작되고 검찰과 특검의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으로 이어지는 탄핵정국 속에서 재계는 정경유착 근절과 재벌개혁, 경제민주화라는 정의론을 마주했다.
특검의 수사는 여전히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재계 주요 기업과 총수를 옥죄고 있고 여소야대로 짜여진 국회에서는 재벌개혁을 위시한 경제민주화의 입법을 강행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경제민주화는 이른바 총수 중심 체제로 돌아가는 대기업집단에 내부와 외부의 견제 장치를 강화하고 총수에 경영상의 책임을 더욱 높게 지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재계의 논리는 무뎌진 상태다.
경제민주화의 범위를 되도록 좁히고 속도를 되도록 늦추는 게 그나마 대응가능한 수단이다.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통해 이미 재계의 본산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사실상 와해 상태가 됐다. 특정 대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전경련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된 탓에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요 회원사의 이탈에 자신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조기대선은 기업경영의 또 다른 대형 돌발변수다. 대선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거대한 블랙홀이 된다. 주요 대선주자들이 입에서도 규제개혁의 자리를 재벌개혁이 채워졌다. 탄핵심판이 헌재의 일정대로 2말3초(2월말 또는 3월 초)에 나오고 인용결정이 나온나면 조기대선이 치러지고 5월 이후부터 한달여간 대선이 치러지고 이후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된다. 탄핵인용이 아니라 기각 결정이 난다면 정국은 혼란을 계속하게 된다. 기업으로서는 어떤 경우라도 기업경영에 혼란이 불가피하다. 삼성과 현대차그룹 등이 고용과 투자, 인사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SK는 17조원 투자와 8000여명 채용이라는 공격적인 경영계획을 내놓았다. 특검의 수사와 이후 벌어지는 재판, 탄핵심판 이후의 정국이 불안 대신 안정쪽에 방점이 찍힌다면 기업들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대선이 있는 해는 역사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 보고서를 보면1987년 13대 대선부터 2012년 18대 대선까지 6번의 대선이 열린 해에는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평균 0.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도 전년 대비 평균 0.6%포인트, 4.0%포인트 하락했다. 대선이 정치 불확실성을 유발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경제 주체들의 우려는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해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최근의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선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차단하려면 "새 정부 출범까지 경제 컨트롤 타워 기능을 확립해 민간의 심리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경제 부처와 유관 기관은 새 정부의 경제운용시스템이 정책 공백 없이 조기에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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