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열과 불신의 아이콘…취임식 불참 늘어
트럼프 경제정책 우려도
[아시아경제 뉴욕 황준호 특파원,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취임식 불참을 선언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취임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로 한 유명 가수도 참석을 취소하는 등 반쪽짜리 취임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인 존 루이스(민주ㆍ조지아) 연방 하원의원은 트럼프 당선자가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면서 오는 20일 열리는 취임식에 불참하겠다고 지난주 밝혔다. 그는 15일 ABC방송 인터뷰에 나와서는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사건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고 생각한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뜻을 함께하며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행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루이스 의원은 선거결과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무너져가는 지역구 문제를 해결하구 주민들을 돕는데 더 시간을 보내라"면서 "그는 오로지 말뿐이고 행동이나 결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트럼프의 발언이 역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이후 민주당 지도부와 흑인 인권단체가 루이스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은 주말 동안 취임식 불참을 선언한 민주당 의원이 점차 증가해 최소 17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도 "루이스 의원의 말이 세상을 바꿨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취임식 보이콧이 확산되면서 퇴임을 앞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라인스 프리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서 민주당 인사들에게 이제 그만하고 선거에서 패한 사실을 받아들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취임 축가를 부르기로 한 유명가수는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뮤지컬 '드림걸즈'로 토니상을 받은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는 트럼프측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초당적 차원에서 축가를 부르기로 했었지만 내 노래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서 "내 공연이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팬들에게 슬픈 일이 될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의구심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채의 실질금리가 급락하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채의 실질금리는 명목수익률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것으로 일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떨어진다. 미 10년물 국채의 실질금리는 지난 12월 중순 0.74%를 기록했으나 현재 0.38%까지 떨어졌다. 펜 뮤추얼 애셋 매니지먼트의 지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금리와 달러의 동반 하락은 트럼프노믹스가 경제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인"이라고 말했다.
뉴욕 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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