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고시촌 등서 식사대용 음료 나누며 '응원 프로젝트' 벌인 고상우 위드고 대표

대학동문 후배 4명과 직접 제조공장 운영
"20대가 겪는 어려움 공감 … 용기 나누고파"


고상우 위드고 대표

고상우 위드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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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한 끼를 해결하는 음료를 준다고 해서 누군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순 없겠죠. 그러나 그걸 건네는 우리의 표정이나 말에서 진심이 전해진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식사부터 하세요!'라는 구호로 이 시대 보통의 청춘들을 응원하고 나선 고상우 위드고 대표(29)의 희망찬 바람이다. 음료파우더 전문브랜드인 '위드고(WITHGO)'는 고 대표와 그의 부모, 대학 후배 4명이 모여 '함께 가자'라는 비전을 갖고 운영하는 소기업이다.


2014년 6월을 시작으로 어느덧 3년째 회사를 꾸려가고 있는 위드고 청춘들은 또래 친구들에게 "'아직은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로 격려하고 이끌어준다면 '따듯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여전히 믿기 때문이다.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식사대용 음료를 무료로 나눠주는 '청춘 응원 프로젝트'를 펼치며 오히려 힘을 얻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희망이 묻어났다.

고 대표는 지난 13일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20대들은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어느 연령대보다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면서 "시간에 쫓겨 때론 식사까지 거르며 발버둥을 치는 그들의 현실을 알리고, 그들의 아침식사를 챙겨줌으로써 지친 삶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와 직원들은 2014년 겨울부터 최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4500여개의 자사 식사대용 음료 '잇퍼스트(Eat first)'를 광화문과 노량진, 강남역 등에서 무료로 나눠줬다. 현장에 나설 때마다 직원들은 한 병 가득 담은 응원의 메시지가 꿈을 위해 달리는 청춘들에게 용기를 줄 거라 굳게 확신했다. 고 대표는 "자취할 때 1000원에 3개인 빵을 사서 하루 세 끼를 해결한 적이 있다"면서 "이런 경험이 실제 많은 청춘들이 겪고 있는 현실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하자라는 결심을 했다"고 회상했다.


부산 태생인 고 대표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족과 서울로 올라왔다. 2014년 초 대진대학교 국제통학과를 졸업하고 IT 분야 창업을 꿈꿨으나 부모의 건강 문제로 음료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식품사업을 한 부모 두 분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공장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외동아들이라 제가 도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때 저와 뜻이 맞는 후배들이 모여 위드고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드고 구성원은 고 대표와 부모를 포함해 같은 학과 졸업생인 권태길(29)ㆍ김원기(26)씨, 재학생인 한혜미(23)ㆍ호윤지(20)씨 등 7명이다. 사무실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음료파우더 제조 공장은 남양주에 두고 제조ㆍ포장ㆍ배송ㆍ행정 전반을 아우르며 함께 뛴다. 고 대표는 "회사 규모는 작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데 기쁨을 느낀다"면서 "제조업공장에서 일한다는 편견도 무릅쓰고 가치 있는 일이라 믿고 동참해준 동생들이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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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고는 커피, 핫초코, 밀크티, 레모네이드, 아이스티 등 다양한 음료 분말과 드링크 완제품을 판매한다. 배고픈 청춘을 위해 개발했다는 '잇퍼스트'는 물을 부어 마시는 식사대용 음료다. 보리, 멥쌀, 통밀, 백태, 옥수수, 현미, 찹쌀 등 20여 가지 곡물에 치아씨드, 아사이베리, 렌틸콩 등 슈퍼푸드를 배합해 만들었다. 설탕 대신 천연식물에서 추출한 자연감미료를 사용하고 방부제 성분은 첨가하지 않았다.


고 대표는 "적정가격으로 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이윤이 적은 반면 일은 고된 편"이라면서 "그래도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걸로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게 청춘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갈등을 전부 해결할 순 없지만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다음 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지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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