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매도리포트 규제는 탁상공론"
현장 모르는 당국 과도한 규제
리서치센터장 "자율 역행" 반발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권성회 기자] "금융당국이 매도리포트 비율에 집착하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연구원들은 리포트 내용으로 평가받으면 된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금융당국의 과도한 리포트 규제 움직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리포트의 질적인 개선보다 규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가뜩이나 영역이 좁아진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이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A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리포트의 질적인 개선은 자체적으로 지난해부터 고민해왔던 부분"이라며"금융당국이 연구원 자율에 맡겨야지, 규제를 한다고 매도비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B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매도 리포트가 금융당국에서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없다"며 "증권사 리포트는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를 권유하기 위해 쓰이는데, 누가 어떤 종목을 갖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쉽게 매도하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생각은 업계와 온도차가 느껴진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권사들이 낮은 매도비율과 매수 일색의 리포트라는 고질적인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 '국내 증권사 리서치 관행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업계와 함께 리서치센터의 객관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리포트의 검수를 강화하는 내부 심의위원회 설치할 방침이다. 연구원이 제시한 목표주가가 예측대로 맞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간 괴리율을 공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증권사 상장 종목 보고서에서 매도의견이 2.2%에 그쳤다. 매수의견은 84.6%, 중립의견은 13.2%에 달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매도의견 비율에 집착하기보다 리포트 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연구원이나 투자자가 중립의견을 사실상 매도의견으로 여기고 있어 낮은 매도비율이 무의미한 만큼 투자의견 보다는 투자 정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C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연구원들이 리포트에서 중립의견을 내는 것은 사실상 매도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매도 리포트를 얼마나 많이 내느냐 보다 많은 투자 정보와 논리에 맞는 리포트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들이 기업 눈치를 보느라 매도 시기인데도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는 관행에 대해서는 자율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D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일부 연구원들이 시장 영향력이 큰 상장사의 경우 매도 시기에도 불구 중립의견을 제시하며 눈치를 보던 경향이 있었다"며 "이를 인위적으로 매도의견으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조금씩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유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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