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취임 1주년…3% 성장 실패 구조조정도 한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오는 13일 취임 1년을 맞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겹겹이 쌓인 경제 악재속에서 "백병전을 한 것" 같은 숨가쁜 1년을 보냈다.
취임 당시였던 작년초부터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으며, 저유가로 인해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또 조선해운 구조조정과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는 시한폭탄이 도사리고 있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북한의 5차 핵실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대외적인 충격도 이어졌다.
재정학자 출신인 유 부총리는 과감한 경기부양과 재정안정성을 두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한국 경제를 이끌만한 강력한 카리스마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다.
실제 구조조정 등 현안 해결 과정에서 경제 컨트롤타워인 유 부총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실기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정국 혼란과 맞물려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했으며 3% 성장을 지키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유 부총리는 취임 직후 "우리 경제를 정상 성장궤도로 되돌리고 강건한 체질로 거듭나게 하는 길은 구조개혁 밖에 없다"며 "구조개혁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시각을 의식한 듯 "개혁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라며 백병전도 불사해야 하고 결실을 이끌어내도록 제가 가장 앞에 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 당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찾아가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 처리를 당부했고, 결국 경제활성화법 중 하나로 꼽히는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의 국회 통과도 이끌어냈다.
적극적인 정책대응도 펼쳤다. 취임 3주 만이던 지난해 2월 3일 처음으로 경기 부양책을 가동했으며,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시행했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며 조선해운업 주력 지역 위주로 실업 문제가 불거지자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20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을 단행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지난해 2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내놓은 투자 활성화 대책에 스포츠, 신서비스 산업, 중소·벤처기업 역량 강화 방안을 담았고, 4월에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자산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돈을 보태 주는 '내일채움공제'를 확대하는 등 청년·여성 일자리 강화대책을 제시했다.
반면 취임 일성에서 '구조개혁 종결자'가 되겠다고 자임했음에도 유 부총리는 구조개혁 면에서 뚜렷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노동 교육 금융 공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산업개혁까지 '4+1'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비스법), 규제프리존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파견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을 개정하는 내용의 노동개혁법은 쉬운 해고를 양산하는 법이라는 야당과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의료서비스업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서비스법은 의료의 공공성을훼손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밀려 여전히 국회 통과가 요원하다.
지자체의 역점 신산업에 대해 획기적으로 규제를 줄여주는 규제프리존법에 대해서는 여야간 이견이 크지 않다면서 통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시점은 미지수다.
또 조선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에 시달렸다. 세계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을 결정했지만 물류 혼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한진해운 보유 선박 중 절반 가까이가 운항에 차질을 빚는 등 물류대란을 일으켰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단기 부양책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구조개혁 추진이 미진했다"며 "방향은 제시했지만 구조개혁 아니면 우리 경제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수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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