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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산업계 10대 뉴스⑥]재계본산 전경련, 날개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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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전경련빌딩 입구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휘호 기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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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최순실게이트'의 단초가 된 것은 재계가 박근혜정부의 문화융성과 스포츠 지원을 위해 자발적으로 기금을 내 설립했다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이다. 두 재단에 53개 기업들이 800억원에 가까운 기금을 낸 것이 자발이 아니라 강요에 의한 것 또는 대가를 바라고 낸 이면거래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그 중심에 대기업과 정부의 메신저 역할을 한 전경련이 있었다.

별것 아닌 것 같던 의혹이 결국 '최순실게이트'의 발화점이 되면서 전경련은 재벌들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정경유착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해체요구를 받았다. 삼성, SK, LG 등의 총수는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탈퇴 의사를 밝혔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탈퇴했다.
사실 전경련의 위기는 새삼스러울 것 없다. 2000년대부터 대내외 위상이 약해진 전경련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의 의혹이 '최순실게이트'로 번지면서 우군이던 보수쪽으로부터도 해체요구를 받아왔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999년 회장에 물러난 이후에는 회장을 맡겠다는 총수가 없어 구인난을 겪어 왔다. 3연임을 한 현 허창수 회장(GS회장)은 이미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면 회장직을 내놓겠다고 했다.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끌어온 이승철 상근부회장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대기업 모금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전경련의 앞날의 선택지도 많지 않다. 환골탈태 수준의 고강도 개혁, 발전적 해체 이후 새로운 재계 싱크탱크로의 재탄생, 그리고 무조건적인 해체 등 3가지 정도가 대안으로 꼽힌다. 고강도 개혁을 하려면 개혁을 주도해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하지만 전경련과 재계 인사에서 이를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경련 스스로의 개혁은 무의미한 상태다. 경제단체의 특성과 재계의 대외 소통창구로서의 역할, 수 백여 임직원의 고용과 생계 등을 생각하면 무조건적인 해체도 답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전경련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경련이 갈 길은 발전적 해체와 재탄생이다. 새로운 전경련은 재벌만의 이미지에 갇혀선 안 된다. 국가와 국민들의 이익을 창출하는 집단으로 거듭나야한다.

헤리티지재단처럼 싱크탱크 등으로 조직을 탈바꿈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지만 전경련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그룹들의 탈퇴로 이 마저도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은 운영자금의 대부분을 일반 국민의 기부로 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이 또는 전경련의 후신이나 새로운 기관이 국가와 국민들의 이익을 창출하는 집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경련 보다는 재계 총수와 전직 관료와 전경련 부회장 등을 역임한 경제원로들이 모여 난상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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