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낙찰가율 50%대 추락
신규 공급 과잉에 매력 실종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서모(63)씨는 최근 경매로 오피스텔을 매입하려다 생각을 접었다. 주거용 오피스텔 3채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올려온 투자자인 서씨는 오피스텔을 몇채 더 사서 임대수익을 확대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져 경매 법정에서 구경만 하고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꽃'으로 꼽히며 투자자들을 불러모으던 오피스텔의 인기가 꺾였다. 경매시장에서 낙찰가율과 낙찰률이 모두 떨어졌다.
경매에 나온 물건의 주인이 가려진 경우를 뜻하는 낙찰률도 전달 대비 2.8%p 낮은 42.1%를 기록하며 인기 하락세를 보여줬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예외적으로 몇몇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특정 물건이 경매시장에 나오면서 응찰자가 대거 몰리며 평균 응찰자수에 영향을 미친 탓"이라며 "오피스텔 낙찰가율이 50%대로 떨어졌다는건 더 이상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오피스텔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금리가 상승하고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지만, 공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월세가 약세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 경매에서 오피스텔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여러 지역에서 월세 하락 사례는 발견된다. 강남역 인근 S공인 관계자는 "10평대 오피스텔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95만~120만원선이었지만 요즘에는 85만~90만원선에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이 급증한 강남역 주위는 물론 마포 지역도 비슷하다. 공덕역과 가까운 M공인 관계자는 "최근 2~3년 사이에 노후주택이 밀집해 있던 곳을 재정비하면서 신규 오피스텔 공급이 늘었다"면서 "입주한지 10년 정도 된 오피스텔의 경우 2년전 보증금 1000만원에 월 95만원선의 시세였는데 최근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5만원짜리 매물이 나와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추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올 10월 기준 5.5%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더 이상 오피스텔 수익률이 더 이상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공급이 많았던데다 금리마저 오르고 있어 시장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벌써부터 대표적인 오피스텔 밀집지역인 서울 마곡지구에서 분양이 잠정 중단되기도 하는 등 실제 여파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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