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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째 해군장병 부두서 맞이하는 병영상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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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1함대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 6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박진미(45) 병영생활상담관

해군 1함대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 6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박진미(45) 병영생활상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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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비가 오나 눈이 오는 날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둣가에 나가 해군 장병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병영생활상담관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해군 1함대에서 지난해 7월부터 1년 6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박진미(45) 병영생활상담관이 그 주인공.

군에서 근무하기 전 경주교육지원청 복지관 등에서 10년 이상 상담업무를 해온 상담의 베테랑인 그는 함정이 출동 임무를 나가거나 입항 때마다 부두에서 장병들을 만나고 있다.
박 상담관은 21일 매번 부두에 나오는 이유를 묻자 "가정에서도 남편이나 아들이 학교에 갈 때 옷매무새를 다듬어 주고 마중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우리 장병들이임무수행을 위해 나가고 들어올 때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냐는 생각으로 처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항하는 함정의 홋줄(밧줄)을 직접 걷어주기도 한다. 흔치 않은 그의 행동에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던 장병들도 이제는 출ㆍ입항 때 박 상담관을 제일 먼저 찾는다고 한다.

"상담을 꺼리는 장병들이 많아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장병들을 만나러 다닙니다. 자주 얼굴을 보면 상담관을 편하게 생각하게 되고, 상담이라는 것이 그렇게 어렵거나 특별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거든요"
박 상담관은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2번 이상씩 꼭 야간에 함정을 방문한다.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병사들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 함정 당직자들과 함께 간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상담했던 장병들이 외출하거나 전역할 때 몇 명씩 모아서 부대 밖에서 밥을 사주기도 한다. 부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장병이 있으면 같이 근무하는 함정의생활반장과도 만나서 식사하며 고충을 듣기도 한다.

한번은 막 함정에 배치받은 A 이병이 막연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복통으로 부대 의무대에 입원한 적이 있다. 박 상담관은 이틀에 한 번꼴로 찾아와 A이병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정 근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도록 노력했다.

1개월간의 상담 끝에 A 이병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자신의 의지로 함정에 복귀했다. A 이병 외에도 장교, 군무원들도 그를 찾고 있다.

1함대 광개토대왕함 부장으로 근무 중인 김영곤 중령은 "휴일이고 야간이고 가리지 않고 함정이 임무를 마치고 입항할 때면 한결같이 박 상담관이 부두에서 장병들을 반갑게 맞아준다"면서 "전입 초기에 함정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몇몇 장병들이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성실히 근무하게 되는 등 부대관리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상담관은 "아들이 내년 초에 군대에 가게 될 것 같은데, 장병들을 보면서 정말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열심히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군과 해병대에서 48명의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이 근무하고 있다. 앞으로 국방부정책에 따라 2017년까지 인원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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