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민노총 재가입' 투표..구조조정 분수령

20~22일까지 사흘간 투표진행
투표 결과 따라 구조조정에 영향 줄 수 있어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구조조정의 운명을 좌우하는 '민주노총 가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가 가결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12년 만에 다시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 된다. 노조의 민노총 가입에 따라 사측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근간도 흔들릴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반부터 민노총 재가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투표는 사흘 동안 울산 본사와 전북 군산, 충북 음성, 서울 등 각 사업장에서 전체 조합원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투표 결과는 늦어도 오는 22일 오후 6시쯤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민노총 가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 조직적인 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6개 사업부문에 대한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기존 현대중공업과 법인이 달라지면 규약상 조합원이 될 수 없다"며 "조합원으로서 법적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투표는 전체 조합원 절반 이상이 참여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이번 투표가 가결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004년 이후 12년 만에 민노총 금속노조로 복귀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당시 협력사 직원 분신자살과 관련 열사로 인정하지 않고 영안실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등 '반노동자적 행위'로 금속노조로부터 제명됐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민노총 재가입 여부에 따라 회사의 구조조정도 새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노총 산하로 가면 노조의 강성 기류가 더 세질 수밖에 없다"며 "노사 전쟁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