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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대응' 朴대통령, 최순실과의 40년 인연 선긋나

최종수정 2016.12.19 22:53 기사입력 2016.12.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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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부친 최태민부터 대 이은 인연

朴대통령 일거수일투족 관여…책임서 자유롭지 않을 듯

박근혜 대통령 <사진제공: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사진제공: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국회에서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이 본격적인 법리대응에 나서면서 국정농단을 야기한 최순실씨와의 40년 인연도 막을 내릴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측근인 최씨가 저지른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헌법재판소 심리 과정에서 최씨와 분명히 선을 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최씨의 손길이 미쳤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재판과정이 힘겨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의 인연은 그의 아버지인 최태민 때부터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1974년 8·15경축식장에서 간첩 문세광의 총탄을 맞고 서거한 직후부터 알고 지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처럼 찬바람이 불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평소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컸던 박 대통령이 충격으로 목사신분이었다고 주장하는 최태민에게 의존했다는 것이다.

그는 1970년대 초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교리를 합쳤다는 '영세교' 교주로 행세하면서 당시 영애였던 박 대통령에게 접근했다. 1975년 3월부터 편지를 통해 "꿈에 돌아가신 육여사가 나타나 근혜가 국모감이니 잘 도와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후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구국선교단, 대한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총재를 지냈다. 박 대통령은 이들 단체의 명예총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호가호위하며 재벌들로부터 돈을 챙기는 등 권력형 비리와 이권에 개입하는 비리를 저질러 당시 중앙정보부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의 딸인 최순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재벌들을 비틀어 갹출하게 했다는 점에서 아버지와 비슷하다는 비판도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이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검찰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이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검찰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잠시 사라졌던 최태민은 1988년 박 대통령이 고 박정희 육영수 기념사업회를 발족시키자 고문자격으로 나타났다.

이후 박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는 육영재단을 배후에서 좌지우지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는 1990년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박지만씨와의 분쟁으로 번졌다. 급기야 근령씨와 지만씨는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 "최 목사를 언니로부터 떼내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그만두면서 최태민이 전횡을 저질렀다는 소문에 대해 "누구로부터 조종받는다는 말은 내 인격에 대한 모독"이라며 "사업을 도와준 것 외에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고 해명해 확실한 믿음을 보였다.

박 대통령과 최씨가 가깝게 지내기 시작한 것은 최태민이 사망한 1994년 이후다. 2014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으로 구속됐던 박관천 전 경정은 최순실에 대해 '박 대통령의 오장육부'라고 표현할 정도로 박 대통령과 최씨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개석상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낸 시점은 1979년 새마음제전이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음봉사단 총재 자격으로, 최씨는 전국새마음대학생 총연합회장으로 참석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예고도 없이 불쑥 행사장을 찾았다고 한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은 시절에도 곁을 지킨 인연으로 유명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25일 대국민사과에서 최씨에 대해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다"며 "오랜 인연 때문에 도움을 받게됐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인연은 대를 이어 박 대통령의 권력에 호가호위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박 대통령에게 이런 끝없는 믿음은 부메랑이 됐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스캔들이 터진 후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상당한 배신감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에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며 "돌이켜보니 개인적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고 고개를 숙인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그 인연 때문에 박 대통령도 헌재 뿐 아니라 특검수사까지 받아야 하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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