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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분위기 달라진 강남 분양시장…"살 사람은 산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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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수요 집중됐던 강남권 분양시장, 실수요 위주로 재편
내년 이후 정비사업 규제 강화예고..사업 늦추는 곳 생겨날듯


2일 개관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2일 개관한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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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올 들어 강남권 분양단지마다 청약은 하고 있는데 한번도 당첨된 적은 없다. 이번엔 가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하니 해볼 만한 것 같다."
지난 2일 문을 연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마지막 단지로 꼽히는 곳인데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는 "그간 청약경쟁이 워낙 치열해 당첨될 거란 생각을 안 했는데 부동산대책 이후로 분위기가 확연히 바뀐 것 같다"며 "'단타족'이 빠지니 나 같은 실거주 수요는 그만큼 당첨확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3.3㎡당 4000만원을 넘는 고분양가에도 수십, 수백대 1의 청약경쟁률로 과열양상을 띠던 강남 재건축시장이 불과 한달여 만에 달라졌다. 정부가 분양시장에 낀 과도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지난 8월 이후 각종 대책을 쏟아낸 여파다. 보증횟수나 중도금 대출을 옥죈 데다 그간 느슨하게 적용했던 청약자격까지 강화하면서 실수요층 위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강남권(강남4구)에선 분양권 전매를 입주 때까지 못하게 됐다.

한승완 삼성물산 차장은 "견본주택 개관에 앞서 사전 상담문의 등이 확실히 줄어들긴 했다"면서 "정책효과로 단기시세차익을 노린 '묻지마 청약'이 어려워진 만큼 남은 실수요층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새 아파트는 한강변 재건축단지로 전체 475가구 규모 가운데 일반분양으로 나온 물량은 146가구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250만원.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59㎡형과 84㎡형으로 모두 9억원이 넘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이 아니다. 과거에는 계약금 10% 정도만 준비하고 청약을 넣는 이도 상당수였다.

그러나 이제는 계약금은 물론 분양가의 60%에 달하는 중도금도 스스로 마련해야해 실거주 수요라도 꼼꼼히 따져볼 수밖에 없다. 한 방문객은 "현재 거주지가 2~3년 내 재건축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새 아파트의 입주시점을 따져보는 중"이라며 "그간 강남 재건축단지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도 갖춰 생각보다 청약에 많이 모일 것 같다"고 말했다.

재건축아파트조합이나 시공사,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대규모 미분양이 생기거나 사업이 삐걱거릴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권 한강변단지로 공급이 워낙 제한적인데 반해 수요는 꾸준히 넘치기 때문이다. 최광준 삼성물산 분양소장은 "새 아파트의 입주시점에 즈음해 인근 재건축단지의 멸실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이후 분양은 집단대출이 더 까다로워지는 만큼 잠재수요는 꽤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수요 위주로 청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이후 재건축단지 가운데서는 사업이 지연되거나 위축되는 곳도 적잖이 생겨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11.3대책에 따라 정비사업을 둘러싼 각종 제도가 깐깐해지면서 심리적으로 움츠러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각종 입찰시스템을 바꾸고 금품ㆍ향응에 대한 신고활성화, 조합운영실태 점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사업성이 높은 강남권이라고 해도 사업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일반분양 청약성적의 경우 조합이나 시공사의 수익과도 연관돼 있어 일선 현장에서도 사업시기나 분양가를 둘러싼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재건축규제가 완화된데다 초과이익환수제 등 주변여건이 사업속도를 빠르게 부추겼다면 내년 이후에는 많은 동력이 사라진 게 사실"이라며 "추후 시장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면서 사업을 지연시키는 곳도 적잖이 생겨날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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