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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위협하는 최악의 김장자세 '양념 버무리기'

최종수정 2016.12.03 13:42 기사입력 2016.12.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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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위협하는 최악의 김장자세 '양념 버무리기'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장을 하고나면 몸 이곳저곳이 쑤시지 않은 곳이 없다. 김장재료를 손질하고 버무리고 소금물에 배추를 절인 후 속을 채워 넣는 과정은 상당한 노동력을 요구하며, 척추관절근육 전반에 걸쳐 큰 압력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오죽 힘들면 ‘김장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그렇다면 통증을 최소화할 수는 없을까.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지 말고 추위에도 신체노출을 최소화시키면 좋다. 오래 앉아있으면 디스크의 압력이 높아져 목과 허리에 통증이 생기기 쉽고, 추위는 관절주변 혈관을 수축시키고 인대와 근육의 경직을 초래해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정도의 요령만으로는 부족하다. 척추관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의해야 할 3대 김장 자세가 있다.

그 첫째는 누가 뭐래도 ‘김장 양념 버무리기’자세다. 보통 김장 양념을 버무릴 때 엉덩이가 하늘로 높이 들린 자세로 상체를 굽힌 채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기 몸무게의 2~3배 이상의 하중이 허리뼈와 꼬리뼈 사이에 전달돼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김장양념의 무게만큼 허리에 전달되는 하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고춧가루, 무생채, 양파, 파, 갓, 생강, 굴, 각종 젓갈에 이르는 양념 재료들을 한데 모아서 버무리는 작업은 고강도 노동일 수밖에 없다. 최근 김장배추 60포기를 담은 S씨 가족의 경우 맛있는 식감을 내고자 배추 속을 꽉꽉 채우기 위해 무려 43kg그램에 달하는 무를 채썰기에 사용했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포함한 갖은 양념을 더하자 훨씬 더 중량이 나갔다. S씨네 둘째 아들의 경우 지난해 김장양념버무리기를 도맡아 했다가 허리를 삐끗해 찾은 병원에서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초기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동걸 부천하이병원 원장은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작업을 하면 하중을 전혀 분산하지 못하고 상체무게와 아울러 모든 압력이 고스란히 허리에 집중되면서도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이때 쿠션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해 돌출되면서 신경을 누를 수 있는데 이를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김장 양념의 주재료인 '무채 썰기'도 만만치 않은 노동 강도를 요구한다. 채칼을 사용해 손쉽게 무채를 썰 수 있다고 하지만, 반복적인 채칼 사용은 팔꿈치와 어깨통증은 물론 손목을 손등으로 젖히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 팔꿈치의 외측에서 시작하는 부위에서 힘줄의 퇴행성 변화 또는 파열이 발생하는 ‘테니스 엘보’를 초래할 수 있다. 처음에는 물건을 들 때 팔꿈치가 저린 증상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어깨를 비롯해 목 주변까지 통증이 번지게 된다.

또한 파 썰기, 마늘 다지기, 배추 자르기 등에 '반복되는 칼질'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야기한다. 손목에는 손가락 감각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손목 주변 인대가 붓고 근육이 뭉쳐 신경을 압박하면 손과 팔까지 저릴 수 있다.

이동걸 원장은 “김장 후 손목에 통증이 나타나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경통인 손목터널증후군을 방치할 경우 신경이 손상돼 운동신경이 마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무엇보다 초기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장으로 인한 부상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세수정과 요령터득이 불가피하다. 양념을 버무릴 때는 벽에 등을 기대고 허리를 최대한 편 상태에서 해야 한다. 또한 쿠션을 댄 무릎을 바닥에 대고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무채를 썰거나 속 재료를 손질할 경우에는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확보해주고 칼질이 버거울 정도로 손목이 아프다면 온찜질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거나 칼의 무게를 활용해 수월하게 재료를 썰 수 있는 중식도를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만약 김장증후군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교적 가벼운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체외충격파와 주사요법 등 대부분 비수술적 접근이 가능하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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