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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긴급진단②]'특허 5년' 부작용…대량실직·실적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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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특허심사 '특혜' 논란

재입찰 탈락업체 직원은 날벼락
신규기업도 짧은 특허기간 경영리스크
"면세점은 수출·관광산업인데 내수처럼 규제 적용"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면세점 2층 모습.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000억원을 들여 지하1층부터 2층까지 확장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사업권 수성에 실패하면서 현재 텅 빈 채로 남아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워커힐면세점 2층 모습.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000억원을 들여 지하1층부터 2층까지 확장 리모델링을 진행했으나, 사업권 수성에 실패하면서 현재 텅 빈 채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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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11월 재벌 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기업의 특혜 논란을 제기했고, 당시 여당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우며 쏠쏠한 재미를 봤다. 국내 면세점 업계를 지난 1년간 치열한 전쟁터로 만든 관세법 개정안도 이 시기에 나왔다.

홍종학 당시 새정치민주연합(現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 이내로 제한하고,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받도록 했다. 그동안 면세점 특허권은 10년단위로 자동갱신됐다. 그 결과 "대기업이 독점으로 운영하며 외국제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매출액은 2008년 5000억원에서 2011년 1조300억원까지 증가했지만 낮은 특허수수료 규정으로 매출액의 30만분의 1수준만 납부하며 국가 징세권을 포기한 특혜를 줬다"는 것이 법안의 취지였다.
이 법안은 재벌 개혁의 기치아래 발의 두달 만인 2013년 1월1일 속전속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면세점 입찰 경쟁은 6차례나 벌어졌다. 입찰에 뛰어드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면서 면세점 특허권 경쟁은 격화됐고, 말 그대로 '면세점 대전(大戰)'이 일어났다.

당초법안의 취지와 달리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수십년간 면세사업을 해온 업체들이 5년 시한부 특허기간이 만료된 뒤 재입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렸다. 신규 특허를 얻은 대기업조차 경험 부족으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명품 유치에 실패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이는 면세사업을 단순한 내수시장으로 본 탓이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면세점은 이용객은 내국인 비중이 57%로 절반이 넘지만 1인당 구매금액은 외국인이 350달러로 내국인 106달러보다 3배가 넘게 쓴다. 특히 서울시내 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70%에 달한다. 면세사업을 관광산업과 수출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특히 글로벌 면세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로 중국(7.7%)과 미국(5.9%)을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김선정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19대 국회의 입법오류는 면세점 사업을 재벌규제를 위한 경제민주화 실현 도구로 오해하고 면세점 산업의 특징에 착안하기 보다 시류에 영합한 정책목표로 인해 산업의 성격이 불명확해진 것"이라며 "산업발전에 부담을 주고 업계 갈등과 면세점 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필요한 오해를 조장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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