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최근 최순실 씨 일가의 고위 외교관 인사 개입 정황을 폭로한 주호치민 한국 총영사관의 김재천 영사가 과거 외교부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김 영사는 최 씨 측이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의 임명과 박노완 현 호치민 총영사 임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을 밝혔다. 한 마디로 정상적인 인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권력 실세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내부통신망에 "명예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자부심"이라며 "특히 외교관이라는 특수공무원 신분으로 해외 나가서 근무할 때는 더더욱 중요한 것이 애국심이다. 이 애국심은 다시 말하지만 자부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글에서 김 영사는 "미선ㆍ효선이 문제로 촛불시위를 처음으로 제안해 대규모 군중을 모은 사람이 훌륭한 학력자가 아닌 평범한 청년"이라며 "침묵하는 학력자보다 행동하는 자가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실력은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같은 글에 대해 김 영사를 잘 아는 외교부 관계자는 "행동이 튀는 분은 아니다"며 "이 글처럼 이번 폭로도 외교부 내 일부 투명하지 못한 인사시스템에 대한 평소 소신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된 박노완 현 호치민 총영사의 임명시점인 지난해 4월에 있었던 김광동 주홍콩 총영사 임명도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총영사는 2001년 주홍콩 총영사를 역임한 후 10여년 만에 또 그 자리로 돌아가게 돼 전례없는 인사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김 총영사는 외시 7기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10기)보다 3기수 선배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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