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대비 26.4%...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등 계속 운영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최순실 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화ㆍ체육사업의 내년도 예산이 약 892억원 삭감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이를 반영한 예산안 2493억원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했다고 8일 발표했다. 감액 규모는 지난 4일 1차로 제출한 약 732억원보다 약 161억원 늘었다. 기존 대비로는 26.4%. 42개 사업 중 24개가 직격탄을 맞는다.
삭감 대상에는 최씨의 측근 차은택씨가 관여한 문화창조융합벨트 관련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문화창조벤처단지 구축 및 운영(192억원), 문화창조아카데미 조성 및 운영(51억원),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145억원), 가상현실 콘텐츠 산업 육성(36억원) 등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 확산(86억원), 문화창조융합벨트 전시관 구축(36억원), 문화창조융합센터 조성 및 운영(10억원), 문화콘텐츠 국제협력 및 수출기반 조성(10억원) 등은 아예 폐지된다.
차씨에게 특혜를 주려고 편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위풍당당콘텐츠코리아 펀드 '융복합콘텐츠'도 100억원이 삭감된 200억원으로 운영된다. 문체부는 "현재까지 차씨와 관련된 콘텐츠에 투자한 사례가 없다. '특혜성 펀드'라는 지적을 고려해 규모를 축소하고 투자 대상에서 문화창조벤처단지 입주기업을 우대하는 내용 등을 삭제할 방침"이라고 했다.
차씨의 개입에 표절 논란까지 빚은 국가브랜드 개발 및 홍보 확산 사업 역시 강행된다. 뒤늦게 받은 문체부 '문제사업 재점검·검증 특별전담팀' 조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과다 책정됐다는 교문위의 지적을 수용, 기존 예산의 절반인 15억원을 삭감했다.
이 같은 예산안이 교문위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문체부의 자체 점검만을 거친데다 문체부가 몇몇 비선 개입 의혹에 대한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대안 또한 구체적인 수준이 아니라서 추가 공방이 전망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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