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어 정책조정 맡아 '왕수석'…재단 모금 관여 의혹에 검찰 조사 코앞
박근혜 정권의 '왕수석'으로 불렸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2일 결국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2012년 박 대통령 대선캠프의 경제책사를 비롯해 국회의원, 청와대 경제수석, 정책조정수석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하던 안 전 수석의 행보는 더 이상 이어가기 어렵게 됐다.
지난 2014년 6월 안종범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직후 그에게 쏟아졌던 평가는 후했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부터 곁에서 대선공약을 진두지휘했던 경험이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는 지난 5월 수석비서관 가운데 선임인 정책조정수석을 맡아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재확인했다. 안 전 수석이 '왕수석'으로 불리기 시작한 때도 이 무렵이다.
최순실 파문만 아니었다면 주철기 전 외교안보수석이 갖고 있던 현정부 최장기 수석' 기록을 깼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 전 수석은 2007년 박 대통령이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였을 때 캠프에 가담해 공약을 설계했다. 지난 대선 때도 새누리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실무추진단장을 맡아 공약 부문을 총괄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 공약으로 꼽히는 기초연금 도입 등이 안 전 수석의 작품이다.
현역 국회의원 자리를 내놔야 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옮겼을 때 고사하지 않고 받아들인 것도 박 대통령 경제공약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는 분석이 강하다.
안 전 수석은 경제정책에 관한한 자신감이 넘쳤다. 국회의원 시절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활동하면서 야당을 상대로 법안 설득에 적극적이었고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던 우리금융 매각 등 금융과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초선의원답지 않게 거침없이 소신발언을 펼치기도 했다.
그의 주변에서는 이번 사태에 안 전 수석이 휘말려들었다는 점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 언론이 보도한 대로 "누군가의 심부름꾼이었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