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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쫓는 미르·K스포츠 수사···그물코가 넓다

최종수정 2016.10.24 11:09 기사입력 2016.10.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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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 관련 검찰이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물증’ 없이 진술에 의존한 수사가 핵심 의혹 규명에 얼마나 가까울지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이르면 이번주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에는 어버이연합 지원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재단 설립과정에서 자발적으로 모금이 이뤄졌다고 해명해왔으나,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녹취록 등에 따르면 모금약정 관련 재단 측의 이행 촉구 공문이나 기업의 약정 취소 요구는 ‘자발성’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검찰 수사는 재단 설립 전후 관·재계 특혜 의혹, 재단 운영 과정에서 자금 유용 의혹 등을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례적으로 신속·편리했던 설립 절차에 외압이나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 직권남용이나 설립 취소가 문제될 수 있다.

모금 실질이 ‘수금(收金)’인 경우 공갈·강요, 주체에 따라서는 청와대 등 공무원 간여가 드러날 경우 기부금품법 위반 등이 문제된다. 의혹의 중심에 선 최순실씨나 차은택 전 창조경제단장의 경우 법률상 지위 없이 재단 운영에 간여한 경우 조력자의 지위에 따른 불법성 외에 자금 유용(횡령·탈세) 의혹 등이 불거진 상태다.
검찰은 우선 재단 설립절차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고발인 조사를 제외하면 수사 착수 이래 보름여 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던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엄벌을 거론한 지난 20일부터 두 재단 초대 이사장과 실무진, 전경련 사회본부 관계자들과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등을 잇따라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도 K스포츠재단 관계자 박모씨를 불러 조사 중이다. K스포츠재단은 국제학술행사 사업비를 부풀린 의혹, 재단 관계자가 최순실 모녀 뒷바라지를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전날에는 김형수 전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문체부 박모 전 과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두 김씨는 최순실·차은택 등 이른바 ‘비선실세’와의 접점을 부인했다. 연초 K스포츠재단 설립 업무를 맡은 과장은 이후 승진해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부서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재단 설립과정을 두고 불거진 창립총회 회의록이나 인감 등을 둘러싼 진위·하자 논란, 자금 운용을 비롯한 운영의 적법성 논란 등은 관계자 진술만으로 실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검찰은 수사 착수 이래 아직까지 통화내역 조회를 제외하면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나선 바 없다. 대면조사를 염두에 둔 출국금지('입국시 통보' 포함) 조치 정도가 더해진 상태다.

관련 문서 파쇄, 재단 자금 유용처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씨의 개인 소유 업체 대표 교체, 딸 이력 삭제 등 의혹이 불거진 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증거인멸 정황 등에 비춰 이미 때를 놓쳤다는 평도 나온다. 통화내역 역시 추적 범위가 광범위해 의혹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 수단으로서는 제 구실을 하기 힘들다.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나 법인 등이 복수의 이름을 쓴 흔적이 빈발해 ‘그물망’과 ‘면죄부’ 중간에 놓인 형국이다. 수사에 투입한 검사를 당초 2~3명에서 4~5명으로 증원했지만 수사 성격상 특수수사 전문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최순실 모녀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단체는 이들이 정상적인 학사 관리를 추진하는 교수를 상대로 협박에 나서거나, 편법 입학 등을 저지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조만간 수사 부서를 정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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