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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경련③]'日 경단련' 타산지석…"싱크탱크로 다시 태어나야"

최종수정 2016.10.22 10:02 기사입력 2016.10.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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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한국전력,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기업 9곳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하는 등 전경련 회원사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전경련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경련 정관 제1조는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기 위함"이라고 단체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은 온데간데없다.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계 맏형으로서의 노릇은커녕 창립 목적과 달리 정치권의 '창구'역할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경련이 일본의 경단련(經團連)식 개혁을 통해 '제2의 출범'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경련의 모델이 된 일본의 경단련도 한때 정경유착의 핵심으로 지목되며 존폐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1993년 회장으로 취임한 히라이와 가이시 전 도쿄전력 회장이 정치헌금 알선 관행 폐지, 사회공헌활동 강화, 24개 상설위원회 설치를 통한 정책기능 강화 등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면서 정부 정책의 파트너로서 위상을 되찾았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명지대 교수)는 "정치권에 자금을 대주고 사업적 특혜를 받는 정경유착으로 유명했던 일본 경단련도 2002년 일경련과 통합하면서 공익성이 강한 기구로 새롭게 태어났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원하고 기업들의 국제화를 뒷받침하는 싱크탱크로 새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적 변화를 수용해 기존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인적 쇄신 등을 통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전경련이 자정 능력을 잃어 기업들에 강요하는 하수꾼으로 전락했다"며 "당장 해체가 불가하다면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은 즉각 사퇴하고 후임에게 쇄신안을 넘겨줘 환골탈태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경련은 다른 협회나 단체에 비해 부회장 파워가 너무 강해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경련은 기업 총수들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회장보다 상근부회장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 회장과 부회장으로 구성된 최고의결기구인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리지만 재계 10위권 안의 총수가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회장단 회의는 자연스럽게 총수 대신 기업 임원들로 채워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근부회장과 사무국을 중심으로 전경련 업무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기금모금이 회원 기업의 뜻과 무관하게 전경련 사무국 중심으로 반강제로 이뤄진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전경련 사무국은 회원사로부터 받는 500억원가량의 예산을 집행하지만, 이사회와 총회 등 형식적 절차만 거치면 외부 감사 없이 부회장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매 사업연도가 끝난 후 2개월 이내에 사업계획서와 함께 수입ㆍ지출 예산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을 뿐이다. 민간 비영리단체로 분류돼 회계보고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한 대기업 임원은 "허 회장의 경우 비상근이다 보니 한 달에 1~2번 정도 출근해 간략히 보고를 받는 게 전부"라며 "사실상 상근부회장이 전경련의 인사권은 물론 예산권까지 모든 권한을 행사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부회장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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