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한성렬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미국의 북핵 전문가들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접촉한 것이 21일 확인됐다. 지난달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강한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번 회동이 앞으로 어떤 외교적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한 국장은 이날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KBS 취재진에게 포착됐다. 그는 취재진에게 미국 전문가들과 회동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담 의제와 관련, "수해문제는 아니고. 관심사되는 문제들에 대해 서로 의견교환을 하는 거지"라고 답했다.
북측에서는 한 국장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미국 측에서는 갈루치 전 북핵 특사와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가 참석하는 '2+2' 회담 형식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장시간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의 대미 핵심 외교라인과 미국의 북핵 전문가들이 만나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다는 점에서 이번 접촉의 의미가 적지 않다. 그 동안 국제사회의 강한 대북제재 국면에서 북미 간에 '공식 대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 국장이 지난달 민간 차원의 미국 사절을 북한 평양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당시 미국 사절의 북한 방문은 전 뉴멕시코 주지사이자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로서 수년간 북한 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이 이끄는 '리처드슨 센터 포 인게이지먼트'(Richardson Center for Global Engagement)가 주관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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