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스케줄 현실화해 항공기 지연 줄인다

국토부, 항공기 지연운항 개선방안 마련
항공로 및 공항 기반시설 확충 추진
분기별 지연현황 발표·제재방안 마련해 지연율 감소 유도
지연율 높은 항공사는 슬롯배정 제한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정부가 항공기 구간 예정운항시간(Block Time)을 늘려 비행 스케줄을 현실화해 지연운항 감소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근 항공기가 예정된 시간에 출발하지 않아 업무상 불편을 겪거나, 항공기 지연으로 인한 여행일정 차질 등의 이용객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20일 국토교통부는 제주도와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항공교통량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함께 증가하고 있는 항공기 지연운항 개선을 위한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세계 항공운송은 항공자유화와 여행 수요증가 등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항공운송(국내선+국내 출도착 국제선)은 전 세계 평균 증가율 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1~8월 여객수는 6916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제주노선의 여객운송과 비중 모두 지속 증가 중에 있어 동 지역 항공노선의 혼잡도 급증 및 지연운항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선은 지연율이 2014년 7.5%, 2015년 10.4%, 2016년 8월 19.2%로 증가추세다. 특히 진에어와 이스타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올 들어 지연율이 2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선도 2014년 2.8%에서 올 8월 5.0%로 증가했다.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올 들어 지연율이 5%를 초과하고 있다.

항공기 지연운항의 사유는 항공기 접속지연(87.6%)과 항로혼잡(4.7%)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올해 동계기간(10월30일~내년 3월25일)부터 지연율이 높은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의 김포~제주 노선의 구간 예정운항시간을 현행 65분에서 70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도 내년 하계기간부터는 타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70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항공기가 연쇄적으로 지연운항 될 경우 주기 중에 있는 예비기로 대체해 운항할 수 있도록 올해 동계기간부터 항공사별 예비기 운영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포~제주 등 혼잡항로를 반복적으로 운항하는 경우 중간에 비혼잡노선을 운항해 선행편 지연이 부분적으로 해소될 수 있도록 스케줄 분리 조정도 추진한다.

기반시설(인프라) 확충 및 공항운영개선에도 나선다. 우선 항공교통량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중국과 동남아 항공로의 혼잡 완화를 위하여 항공로 복선화를 추진한다. 단선 항공로는 동일한 항공로에서 고도분리를 통해 양방향으로 항공기가 운항하는 방식이며, 복선 항공로는 고도분리는 물론 복수의 항공로를 비행 방향별로 구분해 운항하는 방식이다. 복선 항공로의 경우 항공로의 수용용량이 증가한다.

중국 항공로는 연내 중국측과 복선화를 위한 세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남아 항공로도 2017년도 복선화를 목표로 관련 당국과 지속 협의하는 등 하늘길 정체 개선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지연정보 공개 및 제재방안도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매 분기마다 항공사별 지연현황을 발표해 소비자가 항공편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 시행 후 지연율을 모니터링 해 지연율이 높은 항공사에게는 임시편 편성에 필요한 운항시각(슬롯) 배정을 제한하는 등 다각적인 제재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 마련할 계획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