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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랑靑·모르쇠文…침묵은 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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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의혹·조선해운 구조조정 안 나서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송민순 회고록 논안에 입 닫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성기호 기자]한국 사회가 '정치 리스크'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이슈의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서 명확히 밝히면 해결될 문제도 약속이나 한 듯 침묵하면서 혼란을 더욱 부채질하고 정쟁을 장기화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정치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민생과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며 통일의 시험장"이라며 "관계 부처들은 긴밀하게 협업해서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제도를 재점검하고 자유와 인권을 찾아올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조속히 갖춰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탈북민은 먼저 온 통일이며 통일의 시험장"이라며 "관계 부처들은 긴밀하게 협업해서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제도를 재점검하고 자유와 인권을 찾아올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조속히 갖춰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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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는 잇단 의혹에 침묵하고 있다. 최순실씨를 둘러싼 비선실세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재단뿐 아니라 자녀의 특례입학까지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일일이 답변하지 않겠다"거나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할 뿐, 논란을 종식시킬 만한 속 시원한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의혹에 입을 닫는 것은 아니다. 야당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야당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여정부 시절 북한에 유엔(UN) 인권결의안에 대해 의견을 물어봤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게 대표적이다.

 침묵 행보가 의혹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경제현안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입김을 찾아보기 힘들다. 박근혜 대통령은 해운과 조선 구조조정과 관련해 지난 8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목소리를 냈을 뿐, 삼성과 현대차 등 국내 굴지 기업이 휘청거리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나서서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국민이 불안해하는 상황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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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책임한 침묵은 야당이라고 다르지 않다. 송 전 장관 회고록 논란에 휩싸인 문 전 대표는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후 사정에 관해 수차례 말을 바꾼 끝에 입을 닫았다.

 논란 초기 문 전 대표와 그의 측근들은 "송 전 장관의 책을 보면서 새삼 생각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참으로 건강한 정부였다는 사실"이라며 "문 전 대표는 초기에 찬성 입장이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문 전 대표는 회고록 논란과 관련 "나는 솔직히 그 사실(북에 물어보고 결정했다는 회고록 내용)조차 기억이 잘 안 난다"며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오늘 그 얘기(회고록 관련)는 안 하기로 했죠"라며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침묵은 오히려 논란을 부채질하는 꼴이 됐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대선 유력 주자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있는 그대로 말한 뒤 국민적 심판을 기다려야 하고, 사실이 아니면 근거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반박하라는 주문이다.

 새누리당은 "문재인은 비겁하게 '문재인 지지자'들 뒤에 숨지 말고 진실을 밝히라"고 주문하고 있고, 같은 야당인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3일간 말씀이 바뀌고 있는 것이 문제다. 명확하게 사실을 밝히는 것이 좋다"며 "문 전 대표가 진실이 무서워 그 뒤에 숨고 싶겠지만, 모두가 진실을 알고 있고, 문 전 대표가 진실을 말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진실 앞에 겸허한 자세가 지도자의 기본 덕목"이라고 비판했다.

 당사자들의 침묵으로 정치 이슈가 장기화되자 경제와 민생은 외면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과 파업, 태풍 피해 등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가계부채는 1257조원에 달했고, 강남 재건축시장 등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기는 마땅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경제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구조조정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조선ㆍ해운 업종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한국 경제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대선 국면을 앞두고 각자 손익 계산에 여념이 없다. 경제 난국을 타개할 심도 있는 여야 간의 논의나 의제엔 별다른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이라는 블랙홀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경제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폭탄을 품에 안고 터지기를 기다리는 꼴"이라며 "정쟁보다 민생해결을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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