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그룹·포스코·두산·효성도 신사업 준비에 총력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 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게임 클라우드 업체인 리퀴드스카이 소프트웨어에 400만 달러(한화 48억원)를 공동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삼성전자가 과거와는 다른 혁신 사업들을 시도하는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전과 혁신에 나섬으로써 '회색코뿔소'에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회색코뿔소란 '개연성이 높고 거대한 충격을 일으키지만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위기'를 뜻하는 경영 용어로,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블랙 스완'과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재계 관계자는 "혁신 기업들은 기존의 승자 공식에 빠지는 혁신 딜레마 때문에 눈 앞의 회색코뿔소를 놓치곤 한다"면서 "이재용 시대의 삼성전자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바로 회색코뿔소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 중국의 기술 추격, 내수 부진 등으로 외우내환에 처한 재계가 신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 , POSCO홀딩스 , 효성 그룹 등은 이달 말 전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지속적인 성장에 필요한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SK그룹은 CEO세미나를 통해 업을 선도하거나 판을 바꿀 사업모델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GS그룹도 임원 회의를 통해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포스코는 에너지 혁명과 연계된 신사업을 계획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준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차세대 에너지인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 대한 경쟁력 있는 고유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태양광ㆍ풍력발전에도 철강재가 많이 사용된다. 포스코가 개발한 첨단강재와 가공기술을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쓰게 해 고부가가치 영역을 확보하는 방법이 성장동력으로 꼽힐 수 있다.
효성은 자동차ㆍ비행기ㆍ내장재용으로 쓰이는 탄소섬유와 전자기기 부품소재로 쓰이는 폴리케톤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화학ㆍ섬유 외에도 중공업 분야는 출력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 스태콤 사업을 시작했다. 이상운 부회장은 " 혁신의 아이폰 GE의 성공 비결인 'Unlearn', 즉 배운것도 고의로 잊는다는 자세로 새 시장을 찾아나서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용어설명
◆회색 코뿔소= 세계정책연구소 소장인 미셸부커가 지난 2013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개념으로, 블랙 스완(Black Swan)처럼 좀처럼 발생하지 않아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대비하기 어려운 돌발 사태와는 달리 위험 신호를 내뿜으며 돌진하는 위기를 가리킨다. 미셸부커는 이런 위험을 언제 발견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진다고 설명한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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