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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통일을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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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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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속적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가 매우 경색돼 있다. 지난 2014년 1월 '통일 대박론'을 제시하고, 같은 해 3월에는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을 발표하면서 온건정책을 취한 박근혜정부의 기조도 강경하게 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기념사를 시작으로 거듭 북한 주민들의 탈북을 권유하며 북한체제를 흔들고 있다. 국제사회도 자금줄을 죄기 위한 고강도 처방 중이고, 자금 상납 압박을 견디다 못한 탈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 중국 식당 여종업원 12명이 집단 탈북했고, 태영호 주영공사와 핵심 권력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 국장급 망명 등 지위고하를 막론한 탈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동북 3성에는 탈북민 수가 많게는 30만이 넘는다는 추정이 있고 국내에도 탈북민 3만명 시대가 됐다.

통일은 꼭 돼야 하는가? 2010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가19세 이상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0년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59%가 통일이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7년의 64%에 비해 5% 감소한 수치이다. 젊은 층으로 갈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데, 올해 서울연구원이 13~19세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30년 이내 통일 가능성을 질문한 결과 40%만 긍정으로 답했다. 이는 일반인 1200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질문을 했을 때의 49.1%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막대한 통일비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국내에서는 통일비용에 대한 연구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는데 워낙 고려할 요인이 많아 240조부터 1000조 이상까지 다양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해외연구에서는 통일 후 30년의 통합기간을 상정하여 5000조 이상의 비용을 예측하기도 한다. 독일의 경우,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1991~2003 기간 동안 9800억유로의 통일비용을 쓴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역시 가정과 기간에 따라 연구자마다 다양한 추정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대체로 인프라 재건, 경제 기업 활성화 지원, 동독에 대한 사회보장성 지출 등 1조유로에서 2조유로 또는 독일 국민소득의 약 4~5% 규모라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에 비해 우리의 준비 상황이 너무 미약하다는 점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1991년 이후 남북협력기금 조성 총액은 정부출연금 4조8808억원, 공자기금예수금 6조 8653억원을 포함해 총 12조 7052억원 정도이다. 여기서 최근 5년간 남북교류협력지원, 민족공동체회복지원 등으로 1조 397억원을 지출했다. 통일 후 쓸 돈은 수백 , 수천조 원 규모인데 준비한 돈은 10조원 정도라는 얘기다. 게다가 2009년 이후 정부의 관리재정수지가 13조~43조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어서 정부가 자금을 비축한다는 것은 거의 기대난이다.

그럼에도 통일은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북한 정권의 갑작스런 붕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통일문제를 수동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적극 대비해야 한다. 막대한 통일비용이 걱정이지만 통일에 따른 이점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호르스트 쾰러 전 독일 대통령은 1700만 동독주민이 독재에서 벗어나 법치국가에서 살게 된 것은 금전으로 평가할 수 없는 막대한 가치라고 주장한다. 골드만삭스의 2009년 보고서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30~40년 안에 통일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프랑스, 독일,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의 수단과 방법에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지만 이제는 통일을 기정사실로 놓고 다양한 대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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