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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화 구조조정 진통]"자체 소비하는 기업도 감축하라?"…석화 컨설팅 '오류 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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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컨설팅 결과 "섬세함 떨어진다" 지적
효성·롯데켐, TPA 90% 이상 자체소비
"일괄적 감축 권유는 업계 모르고 하는 소리"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부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대책이 업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과잉 제품으로 분류됐어도 일부 업체는 생산량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는 등 기업별 상황이 다르지만 뭉뚱그려 감산 대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번 컨설팅 결과에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지목된 테레프탈산(TPA)이 대표적이다. 페트병의 원료로 주로 쓰이는 TPA 생산업체 중 롯데케미칼과 효성은 생산량의 90% 이상을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페트(PET)의 원료로, 효성은 폴리에스터의 원재료로 쓰인다. 생산하는 만큼 소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곳 대표들은 28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주최한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해 감산을 권유받았다. 효성과 롯데케미칼은 TPA 외에는 공급과잉업종으로 분류된 다른 제품들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PA가 공급과잉 업종으로 분류되면서 이들 업체도 감산 부담에 시달리고 있지만,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고 있어 사실 감축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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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A는 현재 한화종합화학이 200만t, 삼남석유화학이 180만t, 태광산업이 100만t, 롯데케미칼이 60만t, 효성이 42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능력은 600만t에 이르지만 생산량은 능력 대비 10~30%씩 줄여 현재 450만t 수준까지 낮췄다. 지난해 정부의 감산 권고를 따른 것이다. 이 중 한화종합화학은 올해 생산라인 4개 중 1개를 끄고 생산량을 40만t 줄였고, 삼남석유화학은 2개 라인을 멈춰 생산규모를 60만t 축소했다. 태광산업도 생산량을 10만t 줄였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100만t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감축 방안은 업계 자율에 맡겼다. 업계 간 대안을 마련해 통합하거나 감산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각각 다른 업체 간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업체별 감산 규모나 시점을 정해주는 것도 무리지만 이렇게 어쩡쩡한 결과를 내놓는 것도 말이 안된다"며 "조선 구조조정에 휩쓸려 컨설팅에 뛰어들고, 결과를 내놓는데만 혈안이 됐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공급과잉으로 판단된 업종은 과거부터 거론돼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며 "정부는 공급과잉임에도 업체들이 생산량을 왜 줄이지 않는지, 왜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지를 따져보고 해결책을 제시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컨설팅 결과는 밑그림을 그려줬다기 보다 이미 다 아는 방향을 다시 한 번 언급한 수준에 그친다"고 일갈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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