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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아침에 라면을 먹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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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전 오늘, 1963년 9월15일 라면 국내 첫 출시

민족의 명절인 추석 아침에 라면을 먹는다, 언뜻 들으면 애처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고향에 가지 않고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는 상황인데, 추석이라고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라면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가족들이 모여 북적거리며 보내는 명절보다 혼자라도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연휴가 대세다. 기왕에 추석 아침에 라면을 끓인다면 뭔가 의미를 부여해 보는 것이 어떨까. 더욱이 라면이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9월15일이라면 말이다.

추석 아침에 라면을 먹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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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은 53년 전 라면이 국내에 처음 판매된 날이다. 바로 1963년 출시된 '삼양라면'이다. 이 라면에는 닭 그림과 함께 'INSTANT RAMEN'이라고 쓰여 있었다. 국민들이 싼 값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100g 라면 한 봉지는 1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은 30원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밥이 중심인 식사 문화 탓에 생소한 라면은 외면 받았다. 라면은 처음에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정부의 밀가루 소비 권장과 적극적인 시식행사 등이 맞물려 기호식품으로 정착하게 됐다.
국내 첫 라면 제품 겉면에는 일본에서 기술을 도입했다는 점이 강조돼 있었다.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이 일본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958년 일본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선보인 치킨라면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이다. 라면은 일본으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만들어 먹던 '납면(拉麵)'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안도 모모후쿠가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기 전에는 닭이나 돼지로 육수를 우려내야 했고 면은 따로 반죽을 해야 해 라면을 끓이는 일은 번거로웠다. 안도 모모후쿠는 자신의 집 마당에 실험실을 만들고 라면을 개발했다. 부인이 튀김을 만드는 것을 보고 '순간 유열건조법'을 적용했다고 한다. 그는 1971년에 컵라면도 만들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단연 세계 1위로 74개에 달한다고 한다. 5일에 한 번은 라면을 먹는 셈이다. 어느새 라면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식품이 된 것이다. 종류도 전통의 얼큰한 국물 라면부터 하얀 국물 라면, 간편한 컵라면, 매콤한 비빔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짜장라면과 짬뽕라면, 찌개라면까지 다양하다.

라면과 관련된 저마다 추억이 있고 끓이는 방법도 제각각이라 아마도 라면 맛은 전국 인구 수 만큼 많을 것으로 보인다. 라면에 넣어 함께 끓이는 짝꿍들도 여럿 있다. 계란을 빼놓을 수 없겠고 파는 마지막에 송송 썰어 넣어야 한다. 스팸이나 참치, 꽁치 등의 통조림을 넣으면 맛이 보다 풍성해진다. 만두나 떡을 넣으면 더 든든한 식사가 완성된다. 오징어, 문어, 조개, 꽃게, 새우 등 해산물을 넣어 끓이면 짬뽕이 부럽지 않다. 또 슬라이스 치즈를 한 장 넣으면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라면 한 그릇을 앞에 놓으면 우선 면을 적당히 건져먹어야 한다. 그러다 흰 쌀밥을 국물에 말아 잘 익은 김치를 올린 뒤 크게 한 수저 떠 입에 넣으면 행복한 포만감이 밀려온다. 김치는 라면과 천생연분이라 곁들여도 좋고 넣고 함께 끓여도 좋다. 늦은 밤 한 젓가락 뺏어 먹는 라면 맛도 각별하다. 가난한 자취생의 저렴한 한 끼 식사가 되기도 하고 늦은 밤 소주 안주로도 제격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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