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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현장 르포]대목이지만 텅 빈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콜레라에 상인들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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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 등 성수기 시작됐지만 소비자 발길 뜸해
비대위, 20일 동작구청서 시민 공청회 진행

[추석현장 르포]대목이지만 텅 빈 노량진수산시장…현대화·콜레라에 상인들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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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4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노량진수산시장은 한산한 풍경이 연출됐다. 본래 추석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이날 시장에는 손님보다 상인들의 수가 더 많았다. 시장을 찾은 한 50대 주부는 “시장이 왜 이렇게 어두워졌어”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구시장 벽면 곳곳에는 ‘수협 김영권 회장은 현대화에 책임을 지고 즉시 사퇴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투쟁문과 ‘박근혜대통령님 노량진수산시장을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빨간 리본이 묶여있었다. 철거된 음식점 벽면에는 ‘정상 영업한다’는 알림 스티커 수 십장이 붙여져 흉흉한 분위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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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가장 큰 대목인 민족대명절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다. 상인과 수협측이 현대화 작업을 놓고 11개월째 대치하면서 소비자 발길이 뜸해진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남해안 지역에서 15년만에 콜레라가 발생해 수산물 기피현상까지 보태졌다.
방문객수가 감소하면서 매출 동반 하락도 예고됐다. 성수기에 일평균 500만~1000만원을 올리던 점포당 매출도 보장할 수 없게 됐다. 노량진수산시장의 매출 중 40~60%가 일반 소비자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구시장 내 동태포 골목에 위치한 한 상인은 “작년 추석 대목에는 제수용 동태포를 사러온 사람들이 수 백 명에 달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며 “정부에서 새 건물로 이전하라며 점포를 다 치우는 바람에 동태포 뜨러 오는 손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제 장사하고 정리해뒀던 집기들이 시장 앞에 버려져 있었다”며 “정부가 전기도 끊고, 물도 끊어버려 대목인데도 장사를 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20대 남성 고객은 “옛날 회를 떠서 먹던 와글와글하던 시장 분위기가 사라져 깜짝 놀랐다”며 “생선도 활기 넘치는 시장에서 사야 더 싱싱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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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상대책 총연합회 위원장은 “현재까지 소매상은 40%가 구시장에 남았다”며 “부대시설까지 포함하면 구시장에 잔류하는 상인 비중은 50%가량 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2배로 뛴 임대료 부담은 곧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전통시장을 보존해 상권을 지켜내자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측은 신축한 건물이 경매, 소매동이 없어져 공간 활용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수산시장의 특징을 살려내지 못하고 일반적인 대기업 마트처럼 설계한 게 원인이라는 것. 특히 생존권과 직결된 점포 배치가 가장 큰 문제였다. A급 점포위치를 놓고 상인 간 갈등도 빚어졌다.

윤 위원장은 “경기도 나쁜데 현대화 작업으로 인해 상인들의 피로도는 높아질 만큼 높아졌다”며 “고성이 오가는 싸움터가 돼 버린 노량진 수산시장의 전통시장으로서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오는 20일 동작구에서 시민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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