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2~9일 러시아 등 순방…4강 정상과 모두 접촉(종합)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 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시진핑·오바마와도 회담…아베 총리는 최종 조율중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까지 이어지는 러시아, 중국, 라오스 순방 기간 중 주변 4강(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과 모두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 항저우 G20정상회의에서는 중국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면서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는 미국 정상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베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최종 조율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순방 중 미중일러와 모두 정상회담을 갖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2일 첫 순방국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해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러시아 극동지역 협력비전과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극동개발을 위해 박 대통령을 행사 주빈으로 초청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외교안보수석은 "양국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러시아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3일에는 동방경제포럼의 부대행사인 한러비즈니스 다이얼로그에 참석해 300여 명 달하는 양국 기업인을 격려한다.

이어 열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현안점검과 함께 북핵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특히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데 이어 잠수함 발사 등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한러간 협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4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1월 우리나라를 찾은 적이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개최국인 중국을 비롯해 사우디, 이집트, 이태리 등과 양자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다.

이어 오는 7~8일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 비엔티안을 찾아 한·아세안,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잇달아 참석한다.

올해는 아세안 공동체 출범 원년이며 내년은 아세안 창설 5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강화하고 아세안 공동체 완성을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 미중일러 정상이 모두 참석하는 EAS에서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안 이행을 통해 북한의 핵 문제에 확고한 메시지를 보내도록 강조할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동아시아정상회의 후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재수교 이후 20년간 양국관계를 평가하고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한다. 특히 북핵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이행을 비롯해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를 지속해 나가는데 아세안 의장국인 라오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식방문 기간 중 라오스 문화유적지를 방문해 관심을 표명하고 현지 동포 대표를 접견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은 글로벌 경제부진과 보호무역, 북한 도발 등 안팎으로 어려운 여건에서 경제 활력과 성장잠재력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 강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