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성 기소는 공소권 남용"…法, 항소심서 감형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36)씨가 대북 불법송금 혐의 재판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준 부장판사)는 1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단을 깨고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유씨는 탈북자들의 돈을 북한으로 송금해주는 이른바 '프로돈' 사업으로 13억여원을 밀반출한 혐의, 북한 이탈주민으로 가장해 공무원 임용에 응시하고 탈북자 정착금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대북 불법송금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지 않고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2009년 유씨의 이 같은 혐의를 수사했는데, 그가 초범인 점, 불법 행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이듬해 기소유예 처분했다가 다른 혐의가 불거지자 재수사를 했다.
현행 검찰 사무규칙은 불기소한 사건에 대해 고소나 고발이 제기된 경우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각하하도록 정한다.
검찰 재수사의 단초는 박모씨의 고발이었는데, 박씨는 언론 보도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을 뿐 특별한 추가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검찰이 2010년 유씨의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를 기소유예 처분했을 당시의 피의사실과 현 사건의 공소사실 사이에 기소유예 처분을 번복하고 공소를 제기할 만한 의미 있는 사정 변경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검사들이 징계 직후 유씨를 기소한 것과 관련해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국가보안법상 간첩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과 검찰이 유씨의 혐의를 입증하려 증거를 조작하거나 이를 재판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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