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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바꿔봐요]강호인 팀을 엄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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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외길 건설엔지니어'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의 주문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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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11일 강호인 장관이 부임한 이래 국토교통부는 오랜 동안 풀지 못했던 만성적인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개혁을 전방위 총력전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의 바탕에는 우리 건설산업이 생존하려면 현재의 제도와 시장의 틀을 글로벌 수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강 장관의 확고한 철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분은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하였고 몇 년 전에는 조달청장을 지냈으므로 우리 건설산업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도 실무적으로 잘 알고 있고,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일들에 대하여 유관부처들과의 공조도 어느 때보다 긴밀하리라는 기대도 가져봅니다.

현재 추진 중인 여러 가지 주제 중에서 시공과 관련된 것으로는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 at risk), 확정가격 최상설계, 순수내역입찰제도 등이 대표적입니다. 설계·감리·용역형 건설사업관리(CM for fee 또는 CM as agent)의 통합 추진이나, ADB 같은 국제은행형 발주방식 도입 등은 설계엔지니어링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주제들은 현재의 법제, 특히 입찰을 포함한 계약행정에서부터 계약 후의 집행단계까지 근본적 혁신이 요구되는 것들이어서 어찌 보면 우리 건설산업에서는 다시 오기 힘든 매우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미리 챙겨두면 유용하리라 생각되는 몇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이 제도들이 도입되면 도입 초기부터 시장에서 잘 작동되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이 팀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물론, 감사원,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의 실무 담당자들로 구성하고, 적어도 새 제도를 적용한 첫 프로젝트의 제1차 설계변경과 제1차 기성지급이 하수급자에게 온전히 집행될 때까지 존속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CM at risk방식과 순수내역입찰제도로 집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설계변경과 기성지급이 완료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제도가 계약에 관한 기존의 집행기준을 뛰어넘은, 즉 중요한 검증 단계를 실무적으로 거쳤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위의 주제들은 우리 건설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하여 반드시 도입되어야 할 것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간 국내 법제와 관행에 익숙한 대다수의 발주처, 건설업체, 설계엔지니어링 업체들과 건설인들로부터 많은 저항이 있을 것이 예상됩니다. 이 문제는 페이퍼 컴퍼니 같은 부실업체를 퇴출시키는 것과는 별도로, 성실하지만 역량이 부족하거나 규모가 작은 회사와 건설인들을 보호하는 등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대형회사들의 진입이 차단된 시장을 만들어 주는 제도적 장치를 세심하게 준비하여야 할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제도에 의하여 사업을 집행하는 도중에 새 제도로 인한 문제가 발견되면, 모니터링 태스크포스팀은 리얼타임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준공 후에라도 그러한 문제로 인하여 이번 시범사업을 담당했던 책임자들이 후임 기관장이나 또는 나중에 새 정부로부터 문책 등의 불이익을 받을 경우에는, 이들의 역할이 우리 건설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하여 정당하였음을 증언하겠다는 자세로 엄호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건설산업이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바뀌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음은 건설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심각하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그간 관에 의지해서 사업을 해온 시장의 책임, 즉 건설회사나 엔지니어링회사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제부터는 시장 스스로가 자존심과 책임감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건설산업이 왜 이제 와서 대수술을 받아야 할까요. 지금은 지난 날의 원인을 따지기보다는 이번에 시도하는 혁신적 제도 도입에 대하여 그간 이러한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던 건설업계, 학계, 연구계, 언론은 물론, 유관기관과 정치권 등에서도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대승적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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