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인재 쓸어담는 애플…'애플카'는 언제?

애플 카플레이 구동화면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다시 속도를 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차 관련 인재들이 속속 애플로 집결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블랙베리가 인수했던 QNX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댄 닷지(Dan Dodge)를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댄 닷지는 애플카 팀에 소속돼 현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댄 닷지 전 QNX CEO

댄 닷지는 블랙베리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인 QNX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였다. 블랙베리는 2010년 QNX를 인수했다. QNX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폭스바겐, 다임러, 포드 등 자동차의 엔터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커넥티드 디바이스 등에 사용되기도 했다. 댄 닷지는 올해 초에 애플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된다.

댄 닷지는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가 이끄는 '프로젝트타이탄' 팀에 속한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자율주행차 혹은 전기차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플은 직접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향후 애플이 완성차 업체와 제휴하거나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현재 자동차와 관련해 수백명의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상당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진행했으나 내부적으로 방향성에 대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올해 초에는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를 이끌던 스티브 자데스키(Steve Zadesky)가 애플을 떠나기도 했다. 애플은 당초 2019년에 애플카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차질이 빚어지면서 2021년으로 시기가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너무 출시 시기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은 스티브 자데스키가 떠난 자리에 작고한 스티브 잡스의 최측근이었던 밥 맨스필드를 프로젝트 타이탄의 리더로 새로 영입하면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밥 맨스필드는 맥북, 아이맥,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애플의 주요 프로젝트에서 활약한 핵심 인물이다. 그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2013년이후 행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사업이 정체됨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은 자율주행차가 돌파구중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출시되지 않은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상당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출시되지 않은 수많은 제품들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밥 맨스필드는 팀쿡 CEO의 직속이다. 이는 전임자 스티브 자데스키가 한 다리 건너 팀 쿡에게 보고했던 것과 비교된다. 팀 쿡이 직접 자율주행차 개발을 챙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맨스필드의 사업부서는 크게 존 라이트(John Wright)의 소프트웨어팀, 벤자민 라이온(Benjamin Lyon)의 센서그룹, D.J.노보트니(D.J. Novotney)의 하드웨어 엔지니어 유닛 3개의 팀으로 이루어진다. 댄 닷지는 존 라이트의 소프트웨어팀 소속이다.

한편, 지난 5월에는 포드의 F-150 트럭에서 알루미늄 바디에 사용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던 토드 그레이(Todd Gray)가 애플에 합류하기도 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